[내일을 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최근 MZ세대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MZ세대란 밀레니엄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말이다. 나이로 따지면 대개 20세부터 40세 정도 사이의 집단이다. 이들이 오늘날 중요한 세대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경제활동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비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 중 약 35%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대통령 후보자들도 다각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MZ세대가 그 이전 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첫째, 모바일 세대라는 점이다. 태어나서 줄곧 스마트폰과 함께 생활한 탓에 스마트폰은 이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세계관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또 이해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상거래도 스마트폰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상품의 구매뿐만 아니라 거래를 중개하거나 자신의 중고품을 판매하는 등 경제활동의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실제로 한국의 MZ세대는 개인당 모바일게임 지출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둘째,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랐지만 돈을 매우 중시한다. 경제적 사고와 행동이 매우 자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을 잘 벌고 쓰는 것을 당연한 철학으로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코인, 주식 투자로 큰 부자가 되기도 한다. 이른바 부채를 활용한 과감한 금융 및 부동산 투자로 단기간에 거액을 벌기도 하는 ‘영끌’ 족이다. 이들은 스마트폰과 자본주의를 결합시킨 사이버자본주의를 창조하고 있다. 부를 창출하는 도구로써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 모르는 이전 세대와는 세계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셋째, MZ세대는 철저히 개인주의적이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들이 제대로 돌보지 못한 탓에 조부모 댁이나 탁아소, 유치원 등으로 내둘리며 자랐다. 그런 가운데서 혼자 스마트폰에 의지해 사는데 익숙해졌다. 반면에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에 익숙지 않다. 예절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이들은 시대가 만들어낸 개인주의자들이다. 따라서 자유와 수평적 사고에 익숙하지만 수직적 문화에 대하여 거부감을 보이거나 잘 적응하지 못한다. 이들은 우리 사회가 자연스럽게 수평적으로 전환하는데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MZ세대는 각종 조직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중요한 집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조직에서 이전 세대와의 갈등으로 사고와 행동이 위축되고 동기부여가 잘 안 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MZ세대가 일하는 방식은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르다. 이전 세대가 위에서 내려오는 목표에 대하여 ‘어떻게 잘 할 것인가?’로 반응한다면 이들은 ‘왜?’를 먼저 생각한다. 이것은 나무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설득과 설명이 필요하다. 왜 그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많은 관리자들이 MZ세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회사를 떠나는 젊은 인재들이 증가하고 있다. MZ세대가 창조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포용과 수평문화 창조가 요구된다. 그래야 사회통합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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