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바야흐로 2022년 새아침이 밝았다. 우리는 오는 3월 국운을 좌우할 새 지도자를 선출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와 나라의 융성은 지도자의 역량이나 지도력 여하에 따라 크게 달랐다. 세계 역사상 가장 빛나는 역사와 문화를 꽃피웠던 로마가 1300년 동안이나 유지되었던 것도 로마를 이끈 지도자들이었다.

그러므로 역사를 통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을 깨우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 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 규정했다.

이는 역사야말로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오늘과 미래로 이어짐을 가리킨다. 아니 역사는 흘러가지만 현실을 지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인류의 역사는 반복해서 일어난 일들이 많다.

우리도 역시 근세사에서 지도자들이 국란을 잘 대비하지 못해, 외부세력으로부터 유린당하는 질곡의 역사가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임진왜란이다.

조선의 선조는 재위 중 초중반까지는 인재를 널리 등용하고, 조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붕당 정치를 방치해 정치기강이 무너지고, 7년간의 전쟁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기에 빠뜨렸다.

이로써 선조는 일본의 침략을 내다보지 못해 전란의 참화를 겪었으며, 그 후 제대로 난국을 수습하지 못한 무능한 임금으로 기억 된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통하여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지도자의 역사에 대한 인식이다.

사실 역사의 인식이 없으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있다. 이러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를 제대로 성찰하여 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아야 된다.

아울러 진정한 시대적 정신의 토대를 만들어. 미래의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

그러면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과연 어떤 덕목이 있어야 하는가?

먼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이를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이어야 한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도 엄중하다.

코로나 19 팬데믹 장기화로 국민은 지쳐가고 있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및 인공지능(AI)시대 그리고 초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래의 지도자는 위기의식으로, 오늘의 문제를 냉철하게 바라보고 진단하여, 과감하게 실천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정책과 비전은커녕, 얄팍한 표 계산에 따른 포퓰리즘(populism) 정책만 쏟아낸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다음으로 공감으로 통합을 실천할 리더십이다.

그 동안 우리의 삶은 소통과 공감 능력이 부족한 정치로 너무나 힘겹고 고통스러웠다. 특히 지난 5년은 실로 혼란과 분열 그리고 격한 갈등으로 점철된 그런 참담한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독일의 전 총리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은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 구성원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여 합의를 이끌어 내는 그런 인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코로나 19가 불러온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을 불러 모아 일대일 설득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그 요체가 바로 소통에 의한 위기극복 의 리더십이다. 소통은 곧 공감으로 이어져 통합으로 가는 에너지인 것이다.

모쪼록 새로운 시작은 면면한 역사 토대 위에 퇴행적 질서를 타파 하고, 국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보듬어 통합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리더십을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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