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우리나라 인사 말 중 좀 부정적인 게 있다. ‘안녕하십니까?, 식사 하셨어요? 수고 하세요’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무슨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안녕하십니까?’가 있겠지만 미국의 ‘좋은 아침(Good morning)’ 이라는 인사말이 더 마음에 든다.

못 먹고 살 던 시절에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식사하셨어요?’도 긍정적인 느낌이 안 든다. 더 나아가 뼈 빠지게 고생하라는 뜻 인 ‘수고하세요’는 더 더욱 마음에 안 든다. 아무튼 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고’ 부정적인 사람은 ‘한게 없다’는 말이 떠올라 이왕이면 인사말들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인사말에 대한 시작한 김에 인터넷에 재미있는 글이 있어 소개 좀 해 볼 까 한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잘 지내시죠?’에 대한 주요 인사들의 대답들이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적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내일은 더 잘 지내게 될 거요’, 프로이트는 ‘당신은요?’, 다윈은 ‘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지요’, 세익스피어는 ‘당신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비발디는 ‘계절에 따라 다르지요’, 파스칼은 ‘늘 생각이 많습니다’, 단테는 ‘천국에 온 기분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틀이 잘 잡혀 있지요’, 플라톤은 ‘이상적으로 지냅니다’, 이에 비해 소크라테스는 ‘모르겠소’, 히포클라테스는 ‘뭐니 뭐니 해도 건강한 게 최고지요’.

‘어떻게 지내십니까! 잘 지내시죠?’에 대해 주요 인사들의 대답은 위에서 소개했으니 이제 공들의 대답을 SNS에서 찾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배구공은 ‘난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허구한 날 싸다구 맞고 사는지’, 축구공은 ‘넌 그래도 다행이다. 난 맨날 발 까이고, 머리로 받치고 더러워 서러워서 못 살겠는데’, 이에 비해 탁구공은 ‘난 밥주걱 같은 걸로 밥상 위에서 때리고, 깎고, 돌리고 올리고 정신없이 쥐어 터지는데 아주 죽을 맛 이란다’, 테니스공은 ‘난 어떤 때는 시멘트바닥에서 털이 다 빠지도록 두들겨 맞는데 아주 죽겠거덩~~’, 야구공은 ‘이런 어린놈들이 닥쳐라! 난 매일 몽둥이로 쥐어터진다. 이따금씩 실밥도 터지고..내가 말을 말아야지’, 마지막으로 ‘골프공’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그 어떤 공도 감히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니들...쇠몽둥이로 맞아봤냐??’

대선이 끝난 후 내 주위 지인들은 대부분 멘붕 상태인 것 같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잘 지내시죠?’라고 하면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지내지’에서부터 시작해서 ‘뉴스 안 보고 산다’까지 대답이 다양하다.

물론 희망적으로 대답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꽤 있다. 아무튼 대통령당선인에 대한 비호감이 62%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비호감에 대한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집무실 용산이전에서 보았듯이 상당수 일들 처리가 우리 민초들의 말을 안 들어주고 마이웨이로 갈 것 같다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어느 분께 들었던 이 말이 떠오른다. ‘가끔 칭찬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흔들리지요’. 새로 탄생할 정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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