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의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주로 활용되던 로봇이 이제는 일상생활로 파고들어 청소도 하고 커피를 타주기도 한다. 음식을 나르거나 청소하는 로봇을 보면 로봇 활용이 이미 일상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한국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세계 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는 세계 로봇기업들이 그 다양한 활용상을 대거 선보였다. 연이어 4월 13일부터 3일 동안 서울 코엑스에서는 인공지능의 모든 것을 한자리서 경험할 수 있는 ‘제5회 국제인공지능대전(AI EXPO KOREA 2022)’도 열렸다.

국내외 235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여 400여 개의 부스가 설치된 가운데 치러진 이번 대회는 국내 최대 규모이며 세계 7대 인공지능 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는 인공지능이 펼쳐낼 사회와 산업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신의 관련 기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프라·플랫폼·솔루션 인공지능 기반 비즈니스 모델, 국내외 관련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적용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망라되었다.

로봇과 인공지능 관련 세계적 기술행사의 연이은 한국 개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미래 먹거리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와 같은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17년도부터 이미 산업용 로봇의 이용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손재주가 뛰어난 탓인지 로봇을 활용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근로자 1인당 로봇의 사용대수가 평균 7대 이상으로 선진국보다 높다. 하지만 로봇의 생산은 일본이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로봇도 주로 일본에서 생산된 것들이다. 우리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고임금을 상쇄할 수 있는 기술혁신에 목마른 기업과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대형 병원과 서비스업체들을 중심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활동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에서부터 시작된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스마트 홈이나 암 진단, 인공지능 플랫폼 등의 사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첨단 기술기업 현장은 센서, 블루투스, 인터넷 및 인공지능의 연결기술을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도 사물과 사물이 서로 소통하고 상호 통제하면서 작업을 수행한다. 기계를 비롯한 사물들이 필요에 따라 자율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내리는 의사결정이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경우도 많다.

깊어만 가는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 속에서 조직의 과제는 남아있는 소수의 인력으로 얼마나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방안으로는 관계역량이 뛰어나면서도 기계어에 능통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 기계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대화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성과달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기계나 다른 사물들과의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지가 어렵다. 오히려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성과평가에 있어서 협업역량에 대한 질적 평가 비중을 높여야 한다. 즉, 사물들과의 협업능력이 심도 있게 평가되어야 한다. 평가지표가 작업자의 행동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평가지표의 혁명적 개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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