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이제 친구들이 퇴직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새벽부터 해장국 먹으러 가자고 전화 온다. 오죽하면 단톡방 이름이 ‘xx동 해장국’이다. 해장국을 주도하는 친구 중 강희경이라고 음악선생을 했던 친구가 있다. 지금은 정년퇴직하고 거안실업(거실과 안방을 왔다 갔다 하는 실업자)에서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얼마 전 새벽에 카톡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제목은 ‘60대 이후 남자가 조심해야 할 13대 질환’이다.

01.요즘 들어 부쩍 마누라가 예뻐 보인다...‘백내장’, 02.나도 모르게 마누라에게 고분고분해진다...‘갑상선 이상’, 03.가끔 마누라와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당뇨’, 04.화장하는 마누라를 보고 가슴이 콩닥거릴 때가 있다...‘심근경색’, 05.마누라의 가녀린 팔목을 보니 왠지 울컥해진다...‘우울증’, 06.잠결에 스친 마누라의 맨살에 하복부가 긴장이 된다...‘전립선염’, 07.자꾸 마누라와 떨어져서 걷게 된다...‘관절염’, 08.마누라의 하얀 목덜미가 어지러울 정도로 예뻐 보인다...‘빈혈’, 09.마누라가 천사처럼 보일 때가 있다...‘정신착란’, 10.마누라의 눈, 입가의 주름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부정맥’, 11.평생 날 믿어준 마누라에게 고개가 숙여진다...‘경추디스크’, 12.샤워하는 마누라를 보면 매우 심란하다...‘정상’, 13.한창 예뻤을 때의 마누라를 기억하며 미소 짓는다...‘치매’

◇재미있는 지불 소동

마누라 말이 나온 김에 SNS에 부부여행에 관한 글이 나와 있어 소개할 까 싶다. 어느 부부가 텍사스를 여행하다가 숙박료 80달러짜리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아침이 되어 남자가 체크 아웃하려 하자 호텔 직원은 120달러짜리 청구서를 내밀었다. “아니 어째서 120달러요? 80달러지!”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건 방값과 식대가 합쳐진 금액입니다” “아니 식대라니요? 우린 여기서 식사 안 했는데!” “손님, 식사는 항상 준비되어 있는데, 드시지 않은 것은 손님 책임이지요”

그 말을 잠시 듣고 있더니 남자는 돈을 내며 말했다. “알았소! 그럼 20달러만 받으쇼...” 호텔 직원이 당황하여 “무슨 말씀이신지” “ 당신이 내 마누라하고 놀아난 값이 100달러이니까 그걸 제하면 20달러지...” 호텔직원은 깜짝 놀라며, “손님! 제가 댁의 부인과 놀아나다니요? 저는 그럼 사람이 아닙니다. 아니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그러자 남자가 정색을 하며 말을 한다. “내 마누라는 항상 준비가 되어 있는데 데리고 놀지 않은 것은 당신 책임이잖소...”

◇옛날의 미모를 기억하며

나이가 드나보다. 집사람이 얼마나 드세졌는지 숨조차 쉬기 어렵다.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 대는데 퇴직하고 집에 있으면 훨씬 더 심할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래도 한창 예뻤을 때의 집사람을 기억해내며 가정의 달인 5월에 텍사스 여행은 못 가더라도 제주도라도 다녀올 까 싶다. 물론 호텔에서 숙박 뿐 아니라 식사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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