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무공김시민장군 기념사업회 김법혜 회장
▲ 충무공김시민장군 기념사업회 김법혜 회장

[충청산책] 김법혜스님.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식량안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쌀값 하락이 식량생산기반의 위축을 가져오는 중차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책임감을 가지고 당장 시장격리 등 적극적인 수급 안정에 나서주었으면 한다.

이즈음 쌀값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산지 쌀값은 20㎏ 한 포대당 5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하락 폭이다. 쌀값 하락이 우려되자 정부가 역공매 방식의 입찰을 통해 시장격리에 나섰다.

농민 등을 위해 잘한 일이다. 하지만 쌀값 내림세는 멈추지 않고 있어 농민들은 우울해하고 있다. 게다가 쌀 소비까지 부진해 산더미처럼 쌓인 산지 쌀 재고량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산지농협은 쌀을 보관할 곳이 없어 야적까지 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농민들은 미처 팔지 못한 벼를 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앞으로 쌀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는 것에 농민들은 시름에 잠겨있다. 벼 매입량을 늘렸던 산지 농협들도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때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고, 결국 농촌경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쌀값 하락을 이대로 두고만 봐선 절대 안 된다. 정부는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격리에 나섰으나 산지에서는 여전히 쌀값 내림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자구책 마련에 나서보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없다 보니 산지에서는 신속한 추가 격리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계속 손을 놓고 있으면 쌀값 추가 하락은 물론이고 올해 생산하는 햅쌀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농가소득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르면 8월 말부터 햅쌀이 나올 것으로 보여 조만간 산지에서는 앞다퉈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지금 농촌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 이렇게 되면 올해산 쌀값마저 낮춰져 결국엔 농가소득이 감소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당장 산지에 쌓인 ‘재고’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할 것 아닌가. 발 빠른 정부 조치를 기대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산지에서 농민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정부는 더는 쌀값 하락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서둘러 농민들에게 줘야 할 때다. 시기를 놓치면 피해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농민들이 끝까지 박수를 보낼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쌀값 안정에 힘써주길 바란다. 농민들은 당연히 정부가 곧바로 자동시장격리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법 조항이 강행규정은 아니라면서 미루다가 뒤늦게 시장격리를 결정하기도 했다.

쌀값 지지에 미온적인 것은 전 정부의 농정공약이자 최대 성과로 꼽아온 ‘쌀값 안정’을 저버리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농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지만, 정부는 오로지 경제와 시장 논리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어 농민들의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농민들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선제적이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쌀에 대한 시장격리에 나서주길 기대한다. 올해 쌀값을 안정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머뭇거리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자동시장 격리제는 지난해 법제화한 것으로 작황 호조 등으로 수요량을 초과하는 생산량이 전체 생산량의 3% 이상이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 범위에서 사들일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하지만 쌀 산지의 초과 생산량 추정치가 5.7∼6.7%에 달해 이미 발동요건은 충족된 셈이다.

쌀값 하락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가 현실이 돼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 농민들에게 쌀값 하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쌀값을 안정시키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논이 하늘이라고 옛 어르신들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