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충북지사를 이번에 다시봤다.강태재씨의 충북문화재단 초대 대표 임명과 이사진 구성 강행을 보고 말이다.평소 어떤 결정까지의 장고를 하지만 일단 마음을 정한뒤에는 후퇴라는 것이 없고 '네편'과 '내편'을 확실히 가른다는 그의 스타일을 이번에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면서 무엇때문에 이지사가 그렇게 독불장군식의 사람 심기를 계속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기실 1년전 지사에 당선 된 후 그의 인사스타일로 인해 사회통합의 반대로 가는 현상들이 적지않게 빚어졌다.도청 산하유관기관의 수장을 갈아치우면서여론의 긍정속에 매듭지어진 게 별로 없었다. 특히 일부의 경우 정치적 보은인사로그 과정에서의갈등 여진이 오랫동안 계속됐다.그러나 이번 문화재단 대표 내정은 그 보은인사. 코드인사의 화룡점정이라고 본다.강씨의 문화예술쪽의 대표성 ,전문성은 차치하고서라도인사의 후폭풍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 정황이 알려진 가운데도 꿈쩍 않는 것을 보면 이지사를 비롯한 측근, 그리고 당사자 등의 여론 무시태도는 가히 '존경' 할만하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구성 갈등


이번 파문의 본질은 무엇 보다 강씨의 대표 내정도 그렇지만 이사회의 구성에서 정치적 색채가 노골적으로 입혀졌다는 것이다.성향의 중도나 좌우를 떠나강씨가 뒤늦게 시민운동을 한다면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말마따나 얼굴마담에 불과하기 때문에 양쪽을 다 어루면서 할 수있다고 치자.그러나 21명의 이사진 구성을 하며 왼쪽으로 기울여 향후 재단을 손쉽게 장악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충북도가 앞장섰다는 게 문제이다. 행정기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게 기본인데 이것이 훼손됐다. 인사권자에게 예쁜 짓을 하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성향분석을 한 문건이 유출되는 바람에 과잉충성이 평지풍파만 일으켰다. 또한 그 적격성 심사과정에서 한나라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평소 우군이라고 여겨왔던 민노당이나 전교조도 배척을 하는 그 용감성은 공무원의 행위치고는 상당히 대담하다.문책감이다. 지금 충북 지방정부의 핵심을 장악하고 있는 운동권 인사들 보다 더 영악하고 치밀하게 자기들만의 아성을 구축하려 했던 점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파문의 후폭풍이 단순 실수나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고 속보이는 해명을 하는 그 낯 두꺼움에 경악한다.


-과학벨트 최대수혜는 강씨(?)


물론 민선4기때도 보은인사는 있었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1년여 동안 시끌시끌하게 하지는 않았다.속전속결로 이시종도정의 아마츄어리즘과는 사뭇 달랐다.그리고 일부 인사는 부적절하다는 여론의 포화로 결국 낙마를 하기도 했다.당시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은 당사자를 주저 앉히려고 집요하게 전방위적 흠집을 냈다.결국 인사권자의 짐을 덜어준다며 정치적 결단을 행동으로 옮겼다. 현재 회자되고 있는 사람 중에는 밀어내기의 중심에 서있었는데 상황이 바뀐 지금 무슨 생각들을 할까 궁금하다.그러면서전세가 역전됐다고 ,우리편이 칼자루를 쥐었다고 이렇게 표변하는 것이 과연 시민단체가 추구하고 지향하는 건강한 공동체의 구현에 맞는 것인지 되묻게 된다.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이중성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문화예술계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속성상 드러내놓기 보다개성이 강하다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기들과의 깊은 관련 현실에 대해서도 이해득실 먼저 따지고 뒷구멍에서 누가 나서주기만 바라는 그 비겁성은 참 버리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인사를 한 이상 번복은 인사권자 자존심의 관한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이지사가 그렇게 할 의사도 없을 것이다.충북도의 두둔대로 강씨가 이편저편 잘 아우르고 문화재단을 순수목적대로 끌어갈 수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출범전 부터의 잡음과 갈등의 한가운데서 문화재단이 얼만큼 도민의 관심과동력을 얻을지는 글쎄다.그 해답은 강씨가 쥐고 있다.개인으로서는 영광이겠지만 그의 수십개의 직함가운데 문화재단의 중립성에 걸림돌이 되는 일부 자리라도 정리하는 게 상식이다."회비도 많이내고 발언권도 없다"는 괘변을 늘어놓을 게 아니라 말이다. 그래야 본인도 떳떳하고 이지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과학벨트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강씨'라는 시니컬한 조크가 난무하는 세상풍경을 직시하라.



/이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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