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곽의영 전 충청대 교수

“우리는 지금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난 한 중앙 일간지에 실린 기사의 일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가 21-22시즌에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축구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데는, 그의 곁에 축구의 스승이자 아버지인 손웅정씨가 있었다. 그의 교육 철학의 핵심은 정직한 기본기(基本技)이다.

헤아려 보면 이러한 기저(基底)에는 ‘실력 이전에 인성이 먼저’라는 철학이 담겨져 있다.

그동안 손흥민이 득점왕에 이른 과정을 보면, 경기 때마다 개인기록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했다. 공격수로서 수비도 열심히 하고 항상 동료를 도왔다. 시즌 막판 득점왕 경쟁에서도 팀 승리를 위해, PK 찬스를 흔쾌히 양보했다. 뿐만 아니라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언제나 그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러고 보면 손흥민은 실력과 더불어 바른 인성을 갖춘 진정한 월드 클래스이다.

지금 이 순간 2019년 12월 8일 번리(Burnley Football club)와의 경기가 떠오른다. 자기 진영 페널티 박스에서 현란한 드리볼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수 7~8명을 제치고 골 망(網)을 흔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우리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인성이라는 가치다.

카네기는 성공의 85%가 인성의 한 구성요소인 대인관계(對人關係)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였다. 이는 인성이 그 만큼 중요함을 의미한다.

그러면 인성이란 무엇인가?

인성(人性: personality)이란 ‘한 개인의 심리적 구조(心理的 構造)로, 개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반응(反應) 및 행동양식(行動樣式)’을 말한다.

이로 보아 인성은 처음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화(社會化) 및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인성 교육이 있어야 한다.

그 첫 번째 교육의 장(場)이 가정이다.

가정은 최초 환경으로 자녀들은 이로부터 태도, 언어, 가치 등이 학습되고 기본적 인성의 틀이 만들어 진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는 의미 있는 타인(他人: significant other)으로, 자녀의 인성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외향적 가치(外向的 價値)와 물질 우선주의(物質于先主義)로 가치관(價値觀)의 혼돈과 도덕의 부재(不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인간의 존엄성이 상실된 사회병리(社會病理)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 폭력 사태, 집단 따돌림, 극단적 선택, 인간 혐오 등과 같은 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의 부모는 자신의 철학(哲學)과 가치관(價値觀)을 바탕으로, 인성교육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오늘날처럼 바쁘게 사노라면, 자녀를 제대로 돌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없기는 하다. 게다가 가족 구성의 핵가족화로, 배려(配慮)와 절제(節制)와 같은 도덕적 품성(品性)을 가르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더구나 우리 교육은 지식에 편중된 나머지 인성 교육이 소홀히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을 육성하여, 국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인성교육진흥법(2015년 7월 제정)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성과가 실질적이지 못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다른 어떤 가치보다 인성의 가치가 우선시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며, 범사회적(汎社會的) 의식개혁(意識改革) 및 교육개혁(敎育改革)이 실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질적 인성교육은 기대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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