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늦둥이 아들 녀석들 앞에서 뉴스 보기 민망하다. 아예 메인 뉴스는 제치고 마지막 부분인 스포츠뉴스만 보는 경우도 있다. 이유인 즉 앞부분에 집중되어 있는 정치 관련 뉴스 때문이다. 집권 여당이 당대표와 안철수의원, 당대표와 윤핵관, 당대표와 배현진의원 등 권투 세계 타이틀 통합매치도 아니고 동시다발로 여당의 대표가 이렇듯 한꺼번에 경기를 치르는 것을 처음 본다.

악수조차 거부하는 당대표의 모습, 그렇다고 아무리 그래도 당대표인데 대표의 어깨를 툭치는 모습, 이제는 아예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까지 때린다. 이것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집권당 모습인지 의아하다. 솔직히 유치원생들도 이렇게는 안 한다. 이 뿐이랴. 언론에 나와서 하는 말을 보고 있노라면 한마디로 스트레스 왕창 받는다.

말이라는 것은 정제된 깔끔한 느낌이 있어서 하는데 이분들이 여당의 내노라 하시는 분들 맞나? 하기사 어디 여당뿐 인가. 야당도 단합해도 될까 말까 한데 집단 패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러니 연속해서 세 번이나 선거에서 지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정신 차리려면 멀었다. 아무튼 정당의 존재 가치가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라고 생각하는데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당 목표가 국민들 스트레스 주기 더 나아가 말려 죽이기 아닌가 싶다.

그래 그런지 얼마 전 타개하신 조순박사님께서 올리신 글이 생각난다. 고향이 강릉이시고 달동네인 봉천동 개인주택에서 25년을 사셨던 분이셨다. 하얗고 진한 눈썹으로 인해 포청천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사셨던 분이셨는데 꼿꼿한 자태를 잊을 수 없다. 이분께서 장자가 말하는 습관적으로 저지르는 8가지 과오에 대해 울리신 글이다.

첫째, 자기 할 일이 아닌데 덤비는 것은 주착(做錯)이라 한다. 둘째, 상대방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의견을 말하는 것은 망령(妄靈)이라 한다. 셋째, 남의 비위를 맞추려고 말하는 것을 아첨(阿諂)이라 한다. 넷째, 시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말을 하는 것을 푼수(分數)라 한다. 다섯째, 남의 단점을 말하기 좋아하는 것을 참소(讒訴)라 한다. 여섯째, 남의 관계를 갈라놓는 것을 이간(離間)질이라 한다. 일곱째, 나쁜 짓을 칭찬하며 사람을 타락시킴을 간특(奸慝)하다 한다. 마지막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비위를 맞춰 상대방의 속셈을 뽑아보는 것을 음흉(陰凶)이라 한다. 현재 여당이나 야당의 높으신 분들을 보면 어쩌면 이 8가지 과오를 철저히 몸에 익혀 역으로 성공(?)하신 분들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글을 보니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거울 보며 화장하던 부인이 갑자기 흐느끼며 울고 있는 모습에 남편이 놀라서 물었다. “아니, 갑자기 왜 우는겨?” 아내는 서럽게 말했다. “나이가 드니 내 얼굴이 쭈글쭈글 말이 아니군요. 이렇게 징그럽게 늙어가는 걸 보니 슬퍼서 눈물이 나와요.” 남편이 말했다. “당신이야, 거울 볼 때만 당신 얼굴을 보지만 그 얼굴을 늘 보는 나는 어떻겠소...? 참고 있는 나를 생각해서라도 당신이 참구려...” 이 글과 난장판 정치를 빗대어보며 참고 사는 우리가 참으로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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