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심완보 충청대교수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인 가구가 664만3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1.7%로 가장 흔한 유형이 되었다고 한다. 2005년 이전에는 가장 주된 유형의 가구가 4인 가구였지만, 2010년에는 2인 가구, 2015년 이후로는 1인 가구로 바뀌었다. 1인 가구 중 20대가 19.1%로 가장 많았고, 70살 이상이 18.1%, 30대 16.8% 순으로 1인 가구의 연령대는 청년과 노인으로 양극화돼있다. 결혼 연령은 점차 늦춰지고, 혼인율 또한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서울시의 2015년 통계에 의하면, 초혼 나이가 남자 33세, 여자 30.8세다. 1990년과 비교하면 결혼 시기가 대략 5~6년 늦어졌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2015년 5.9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연애와 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는 취업이 어려운 데다 결혼·주거·육아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결혼을 포기한다. 

실제로 2022년 한 결혼정보회사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총 결혼 비용이 주택준비 포함 평균 약 2억 9,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3억 2,362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 2억 3,197만 원, 영남 2억 270만 원, 충청 1억 9,330만 원, 호남 1억 6,755만 원, 강원 1억 3,432만 원 순이었다. 소득 격차에 따른 사회 양극화가 혼인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노동사회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임금 수준 소득 10분위 남성의 기혼자 비율은 82.5%지만, 1분위는 6.9%에 불과했다. 12배에 가까운 격차다. 말 그대로 돈 없으면 결혼은 꿈도 못 꾸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는 청년 세대의 결혼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결혼 보조금 지급, 청년 취업 지원, 출산 및 육아 복지, 만남 주선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궁극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저성장과 양극화 심화라는 현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이 현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비용이 많이 들고 부담이 많은 결혼에 대한 대안으로 동거가 점점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동거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변하고 있는데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동거에 동의하는 비율이 2008년 42.3%에서 2018년 56.4%로 증가했다. 동거에 대한 인식은 세대별로 달랐는데 청년 세대일수록 동거에 우호적이었다. 20대의 경우 2008년 61.1%, 2018년 74.4%였다. 인상적인 점은 동거를 제도로 인정하는 국가에서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저출산 문제해결에 정부는 지난 10년간 100조가 넘는 예산을 쏟아붓고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에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합계출산율 1명이 되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우리가 태어났을 때, 우리가 결혼했을 때, 우리의 자녀들이 결혼할 때, 시시각각 가치관이 바뀌고 있다.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을 제도를 과감히 도입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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