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을 해 주는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26일 검찰에 구속된 프로축구 광주fc의 골키퍼 a(31)씨는 애초 승부조작을 노렸던 경기에서 뛰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광주 구단에 따르면 a씨는 올 시즌 리그 컵대회인 러시앤캐시컵의 첫 경기인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다섯 골이나 내주는 등 4경기에서 11실점 했다.

하지만 정작 승부조작을 하려 했던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구단 자체 조사 결과 브로커 김모(구속) 씨가 a씨에게 1억 원을 주면서 광주가 지게 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지난 4월6일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리그 컵대회 2라운드 원정경기였다.

강원과의 컵대회 첫 경기에서는 당일 오전에 주전 골키퍼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던 백업 골키퍼 a씨가 광주에서 급하게 강릉으로 가 골문을 지켰다.

이후 광주 코치진은 비중을 두지 않은 컵대회에는 당분간 a씨를 내보내기로 했다.

부산과의 2라운드 경기에 a씨의 출전이 유력해지자 브로커 김 씨는 광주 선수단이 부산으로 이동하기 전날 광주로 찾아가 승부조작을 해달라며 쇼핑백에 담은 1억원을 a씨에 건넸다.

하지만 경기 전날 코치진은 다시 a씨가 아닌 주전 골키퍼를 내보내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러자 a씨는 돈을 돌려주려고 브로커에게 연락했다.

구단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이 못 뛰는 대신 동료 선수를 포섭하려고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브로커의 희망대로 해당 경기에서 광주는 0-1로 패했고, a씨는 그후 브로커에게 돈을 돌려줬지만, 그 액수가 1천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용처가 불분명한 나머지 돈의 흐름을 수사 중이다.

이후 a씨는 컵대회에서 세 경기를 더 뛰었지만, 이때는 승부조작 요구가 없었던 것으로 구단은 파악했다.

광주 구단에서는 올해 초부터 소속팀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돌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이달 초 a씨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수 면담을 통해 확인했다.

a씨는 구단 관계자와의 면담에서는 브로커에게 2천만 원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구단은 결국 검찰 수사 발표 전인 지난 19일 a씨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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