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도 세계 최고다. 이같은 교육열에 대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여러 차례 칭찬하기도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 하기전 부터 영어학원, 음악학원에 다니고 중학교에만 들어가면 이미 대학 입학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한다.

학교 수업은 기본이고 두세군데 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녀도 취업이 목표가 아니라 대학 입학이 목표가 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야 취업도 유리하고 사회생활에서도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들어간 대학에 많은 학생들은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데 놀란다. 특히 학부모들은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면 그때 부터 등록금 마련이 걱정이다.

대학생이 두명인 가정의 경우 수입의 절반 이상을 학자금에 쏟아 붓기도 한다. 등록금만 내는 것이 아니라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보냈을 경우 하숙비, 책값, 용돈 등을 생각하면 보통 연간 1500~2000만원은 올려 보내야 한다.

의대나 이공계, 예술대의 등록금은 1000만원을 넘은지 오래며 웬만한 학과도 1000만원 대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등록금이 높아진 것은 각 대학이 거의 해마다 등록금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의 두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사립대의 경우 그동안 정부가 인상률을 제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올해 부터는 등록금 인상률이 지난 3년간의 물가 상승률에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때가 늦었다.

대학 등록금이 너무 오르자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이미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당선후 등록금을 반값으로 내린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되자 흐지부지 됐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 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과 정부 측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포퓰리즘이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예산 마련이 어려워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감세 철회, 세계 잉여금(세금을 쓰고 남은 돈) 활용, 4대강 사업비 축소 등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는 의원도 많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공약을 했고, 신임 원내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을 다시 없던 일로 한다면 정국을 이끌어 가야 할 여당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생활 수준 50% 이하의 학생들 만이라도 반값 등록금을 실현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대학생들에게 모두 장학금을 지급하는 국가도 있다. 장학금 지급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등록금을 줄이기 위해 여·야간 협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우여 원내 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 대표가 조만간 만나 반값 등록금 추진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반값 등록금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도 제안할 모양이다. 모처럼 여·야가 반값 등록금에 공감하고 있는만큼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운다.

여당은 일단 반값 등록금을 6월내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시기적으로 촉박한 측면이 있지만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모처럼 여야가 합의하여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다면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다. 한나라당, 민주당 모두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으므로 이번에는 반드시 성과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조무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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