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아동문학가

추석 덕담을 여러 통 주고받았다. 들러리까지 용케 커닝했다. ‘출마’ 신호다. 물론 스마트폰이 바빴지만 정치판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여당 원내대표(권성동)는 대통령 발신 문자(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를 확인하다 A급 태풍에 휩싸였고 "허위사실 공표,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 야당대표(이재명) 폰에 뜬 긴급 알림 역시 민주당의 날을 세웠다.

허깨비 당헌 당규와 종잡을 수 없는 당의 구도, 마치 법원(가처분 판결)이 근저당설정권자처럼 보인다. 이무기와 새내기 한 통속 세탁기를 싸잡아 돌며 깜냥 껏 위선한다. 민심 기만이다. 민생은 곡(哭)소리 나는데 일찌감치 ‘기소(여)와 특검(야)’ 을 명절 메뉴랍시고 올렸다.


◇만만의 콩떡

도대체 배지 힘이 어떻길래 안 바뀌는 국회체질, 정말 험악한 말 갖곤 불가능하다. 다선의원은 뭐가 달라야 ‘경륜’을 존중한다. 오히려 불어터져 딴청만 부린다는 비판, 괜한 소리가 아니다. 지난 대선·지선을 치르면서 온통 ‘공정과 상식’은 우리 사회 최고 규범으로 정착될 줄 알았는데 표 구걸이 끝나자 무섭게 멀어져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불신을 만든다. 모름지기 그동안 톡톡히 재미를 봐온 합리적 의심으로 밖에 안 읽힌다.

그렇다고 멘토하고 훈계할 정치어른은커녕 걸핏하면 ‘아 옛날이여’ 되레 혼란을 부추기는 자칭 ‘원로’의 퍼포먼스, “잊어야 한다고 눈을 감으면 / 가까운 빛으로 다가오는 것은 / 낙엽이 지기 전에 돌아서려니 벌써 눈이 내리네 / 지나간 날들을 사랑이라 여기고 / 흐르는 시간 속에 나를 달래며 잊을 수는 없을까” (가수 박강성의 히트곡 ‘내일을 기다려’)를 알음알음 추슬러도 더부룩하다.

욕심 버리고 산다는 건 여간해 불가능할 일이지만 너무 자주 켕기고 삼켜버린 의혹들마다 궤변·거짓을 뭉겨댄다. 추석 차례 상을 물리기 전, 민심 무너지는 소리로 민망했다. “내 후년(2024) 총선, 헛 삽질 말라, 만만의 콩떡이다…” 엉겁결에 꺼낸 레드카드가 아니었다.


◇염불과 잿밥

국가 미래에 스텝이 꼬인다. 자기(정치인)들끼리 걸고 넘어져 박자마저 놓칠라. 이른바 3고(물가·금리·달러)의 어려움은 그동안 더 큰 제2 제3의 침체로 직결 돼 왔다. 마이너스 경제성장 전망과 피폐해진 삶의 공포 등 유례없는 국난 과제가 깔려 있다. 어디 그뿐이랴. 정치 사회 문화 외교 등 꼬질꼬질한 고름 주머니까지 오롯이…. 프로란 자신의 품격에 한결 엄격하다.

썩은 부위는 제 때 도려내야 환부를 줄일 수 있다. 법 아래 평등이 소박한 국민 요구인데 권력 강도가 셀수록 구린내(법 꾸라지)가 진동한다. 의혹을 버무려 범죄를 물렁하게 퉁친다면 정의롭고 배경 없는 사람만 서글픈 세상? ‘매운 맛(표심)’으로 응수할 수밖에 없다. 추석 민심의 회초리, 얼마만큼 근사하게 철들지 더 거꾸로 흘러갈지 염불과 잿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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