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경영학과 교수

경제가 침체국면에 접어들고는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내년도 대학 졸업 예정자들을 채용하기 위한 모집공고를 내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취업시즌이다. 경제대국인 미국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상승과 원화 환율의 비정상적인 하락으로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나라경제가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의 소리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악조건 속에서 공부를 계속한 대부분의 대졸 예정자들은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취업 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경제를 안정시키고 청년들에게 취업기회가 주어지도록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왜냐하면 각 가정마다 자녀가 대학 4년을 졸업할 때까지 경제적으로 많은 투자를 했다. 교육투자는 미래에 환원될 더 큰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에 이루어진다. 이 투자가 헛된 것으로 돌아간다면 심리적 위축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경제는 매우 어려운 지경으로 빠져든다. 코로나19의 환란 속에서도 부모들은 빚을 내서 자식들 교육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대졸 예정자들 스스로도 이와 같은 상황인식을 가지고 반드시 직장을 잡고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질 것이 요구된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취업을 하고 돈벌이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책임감이 부족한 청년들이 다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학에서는 지식만을 전수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더욱 구체적인 방법으로 책임감과 도전정신을 길러줘야 한다. 우리 사회에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부작용이지만, 어느 곳에선가는 미래의 자산인 귀한 청년들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돈의 소중함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스스로 돈을 벌어서 쓰는 경험을 쌓도록 훈련도 시켜야 한다. 그래야 성인이 되어서도 스스로 자신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떳떳한 인생이라는 철학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젊은 청년들은 그 사회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귀한 자산이다.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키우지 않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소중히 키운다는 것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우선 청년취업정책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도 청년들의 취업촉진을 위해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투자도 했지만 실제 성과를 거두었는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청년취업이 기업 현장보다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의 공공부문에 주로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안이한 정책이고, 또 미래로 갈수록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오늘날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끝을 보기 위해 미친 듯이 몰입하면서 책임을 지고, 동시에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성과를 높이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 바로 그 힘으로 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이와 같은 책임 있는 자세를 갖도록 만드는 것은 가정과 학교의 책임이 크지만 무엇보다 그들 스스로도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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