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찬희 청주시 인사담당관 주무관

이번 주도 우리 집 한편에는 일회용품 쓰레기가 산더미다. 주말 저녁,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쓰레기를 들고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나선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를 일일이 분리하고 계시는 경비아저씨 모습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는 생활폐기물 급증을 가져왔다. 음식 포장 및 배달 음식 주문이 늘며, 우스갯소리로 배달 음식 1인분을 시키면 일회용 쓰레기 한 무더기를 같이 받는다고 말할 정도다. 또 비말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일회용 마스크 사용이 크게 늘면서 거리를 걷다 보면 무단 투기된 일회용 마스크도 많이 보인다. 환경을 생각하면 일회용품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용 후 분리배출을 통해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은 무엇일까? 분리배출의 핵심 4가지 방법은 '비우고-헹구고-분리하고-섞지않기'이다. 페트병으로 된 음료수를 사먹었다고 가정해보자. 일단 안의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고, 물로 헹군다. 세척되지 않은 것은 세척된 다른 것들을 오염시키고 선별장 작업환경의 질도 떨어뜨리게 된다. 그 후 부착상표와 뚜껑 등 다른 재질로 된 부분은 분리하고, 담배꽁초와 같은 이물질을 넣지 말고 버린다. 언뜻 보면 쉽지만, 음료수를 마신 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데 익숙했던 나는 이런 과정이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아마 번거로움을 이유로 쓰레기 분리배출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분리배출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컵라면 용기, 유리컵 등 분리배출 대상인지 알쏭달쏭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몇 가지 소개하자면, 칫솔, 볼펜, 비닐랩 등 부피가 작은 것들은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하고, 종이라고 해도 코팅된 종이는 재활용이 안되기 때문에 컵라면 종이, 아이스크림 포장 종이, 전단지 등은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내열유리냄비 뚜껑, 크리스털 유리, 거울, 사기그릇, 도자기도 분리배출이 불가하다. 택배 배송으로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는 스티로폼도 테이프 및 스티커 등 다른 재질과 이물질은 반드시 제거 후 배출해야 한다. 

가장 헷갈리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다. 음식물 쓰레기는 대부분 동물의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고 있어, 동물이 소화가 가능해야 한다. 이런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결 쉽게 분리배출 할 수 있다. 달걀껍질, 생선가시, 치킨·육류의 뼈, 조개류, 갑각류 껍데기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다. 과일의 씨나 딱딱한 껍질도 해당하지 않는다. 고추장, 된장 등 장 종류도 염분이 많아서 안 된다. 이 외에도 분리배출 대상인지 궁금한 경우가 있다면 스마트폰에서 '내 손안의 분리배출'이라는 어플을 참고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젠가 태평양에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존재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태평양에 각종 생활용품 쓰레기들이 해류에 휩쓸려 한반도의 7배 크기의 거대한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생겨난 것이다. 최근엔 인천, 경남 거제와 마산 앞바다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쏟아내는 쓰레기들이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늘도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는 미래 세대가 직면하게 될 거대한 쓰레기 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제 분리배출은 선택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의무가 되었다. 오늘부터라도 생활 속에서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와 분리배출을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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