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의사의 진료나 검사를 받아 보지 아니하고는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특히 지금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 환자가 많이 발생하여 더욱 신체안전에 대해 관심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모든 사물은 변한다. 생명체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더 빨리 변한다. 나뭇잎은 초록의 힘을 다하지 못하고 곱게 물들어 변하고 말라비틀어진다. 겨울철이 다가오면 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식물들은 성장을 하지 못한다. 환절기는 변화를 시작하는 계절이다 

환절기의 기후변화는 인간의 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정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위가 찾아오는 환절기가 되면 정신건강 관련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환자들의 수가 늘어난다.

전문의들은 신체가 추위로 인하여 감기에 걸리듯이, 기후의 변화는 정신건강에도 미치기 때문에 정신도 감기가 걸린다고 표현한다. 이는 기온의 변화로 인한 분비물의 양이 신체리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체의 변화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햇빛이 줄어들게 되면 세로토닌, 멜라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신체 리듬이 깨져 우울증이 유발된다. 세로토닌은 감정 상태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된다. 또, 멜라토닌은 뇌 속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멜라토닌 양이 줄게 되면 일시적으로 우울한 마음이 든다. 기온 및 일조량 감소에 의한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달리 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시작되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 증상이 저절로 회복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지만 가을에서 겨울로 변하는 환절기에 가을에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증상은 일조량 차이가 적은 적도부근의 지역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적도 부근보다 일조량 차이가 큰 북유럽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 우울증 환자가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계절성 우울증 환자는 잠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낸다. 식욕도 왕성해져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져 살이 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원기가 없으며 쉽게 피로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의욕이 없어지게 된다.

 늦가을에 발생하는 계절성 우울증은 정서적인 요인보다 일조량과 그에 따른 신체리듬과 관련이 있으므로 낮에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빵이나 밥 등 탄수화물 식품에 대한 식욕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의 문제점은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량이 급격히 올라갔다가 다시 급속도로 낮아지면서 흥분상태와 피로에 빠지게 되면서 우울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탄수화물은 줄이고 비타민과 단백질을 적당히 섭취하여야 한다. 섭취가 가능하다면 녹색 채소도 도움이 된다. 환절기에는 개인적인 운동처방에 맞는 신체활동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의한 신체 리듬의 변화로 발생하는 우울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방치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많은 신체활동을 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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