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 김창주 청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 교수·석우재활서비스센터장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모두들 생각에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육아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탄생은 경이롭고 기쁨과 보람이 가득하겠지만 수면 부족과 먹이고 입히고 재우기 위해서 아이가 눈뜨고 잠들기까지 인내심의 한계와 씨름해야 한다. 그뿐인가? 해도 해도 끝나지 않을 듯한 갖가지 집안일들까지 해내려면 나 자신은 없어지고 속된말로 현타가 오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아이가 기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는 행복감을 만끽하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 아이가 화를 내거나 떼를 쓰고 흥분하는 등의 다양한 감정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것 역시 포함될 것이다.

필자 역시 차분하고 다정하고 이해심이 깊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지만 정말이지 결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때문에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부터 잘 돌봐야 함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두 차례 칼럼을 통해서 ‘행복한 육아를 위한 부모 자신 돌보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새 생명을 잉태한 엄마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아이는 태아 때부터 엄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연구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임신 7주부터 태아의 혈액에는 진통 작용이 있는 오피오이드의 활동이 발견된다. 이는 양귀비에서 추출한 약물로도 알려져 있는데 바로 ‘쾌감’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반대로 2003년 발표된 ‘De Weerth’ 등의 연구에서는 산모가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태에서 코르티솔과 그루타메이트 등 다량의 스트레스 화학물질을 탯줄을 통해 태아의 뇌로 전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물질에 지나친 노출은 아이가 우울증과 마약에 취약해 질 수도 있음을 언급하였다. 다시 말해, 태어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은 아기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감정적·신체적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 중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혹여나 불안한 기분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기분을 안정시키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명상, 요가, 온수목욕, 머리 또는 발 마사지 받기, 햇빛이나 부드러운 조명 아래서 시간 보내기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할 때 기분이 안정되고 편안해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뇌에서 항 스트레스 화학물질인 옥시토신의 분비 덕분이다. 옥시톡신의 분비로 나타나는 인체의 변화는 혈액 내 스트레스 호르몬의 흐름 억제, 혈압과 맥박수의 감소, 불안감 감소를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주고 흥분을 가라앉히는 등의 역할도 해낸다. 이와 같은 효과를 지속적으로 얻고 싶다면, 앞서 언급한 활동 중에서 마음이 안정되는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찾았다면 그것을 정기적으로 실행해 보자.

이러한 활동들은 신체 각성상태를 진정시키고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서 마음이 안정되게 한다. 지금 이 순간 모든 산모들과 새 생명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마음을 다해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