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칼럼] 오병익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아동문학가

농구 선수 해 볼래? 큰 키 자랑하며 / ‘아니야 아니야’ / 큰 얼굴로 품은 웃음자랑 할 거야 / 필자의 미니 동시 ‘해바라기’다. 해바라기가 자라면 2~3m, 꽃 크기는 25cm 쯤 된다. 태양처럼 뜨거운 영혼에 비유지만 ‘해바라기성’(권력 따위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비난조 말)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녔다. 시사평론가도 아니면서 정치 쪽 불편한 얘기부터 꺼내야겠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천고(天高)로 기업은 돈줄이 막혀 사업 축소·투자 철회를 선언하는 등 비상 도미노 경고음이 심각하다. 당장 우리 지역 경제의 큰 울타리인 SK하이닉스 반도체 증설 계획을 미룰 만큼 글로벌 경기침체 골도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작 해야 할 일 제쳐 놓고 여든 야든 어느 한 쪽 숨통 끊을 듯 연실 고발·고성·고집으로 날을 지샌다. 심지어 국정감사장까지 막말과 야유, 면박의 연발이다. 따질 건 깐깐하게 다투더라도 민생 타협은 필요한 법인데 툭하면 사법부에 맡겨 판단을 기다리니 ‘옹졸 협치, 무기 대치’ 가 신기할 정도다. 2024 총선 조준일까.

◇월정수당 인상?

5급 이하 공무원 내년 봉급 인상률을 1.4%(4급 이상 동결, 장·차관급 10% 반납)로 확정했다. 솔직히 감봉과 다름없는 고통분담·고육지책(재정 건전성) 아우성을 어쩌겠는가. 괴산군의회의 경우 일찌감치 주민 수와 재정자립도·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공무원과 동일한 답지(1.4%)를 써 본보기가 됐다. 한데 일부 기초·광역의회는 자기네들 연봉(월정수당) 인상에 똘똘 뭉쳤다. 대표적 예로 영동군의회가 공무원보다 무려 14배(인상율 20%) 의정비 현실화를 요구해 어리둥절하다.

앞서 감사원은 영동군의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와 복지시설 부지 관련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했고 전 군수와 담당 팀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된 상태여서 그동안 의회 역할·책임까지 패닉에 빠져 있잖은가. 물론 공청회·주민여론 향배를 봐야겠지만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소멸의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농촌지역임을 감안할 때, 생존 대응은커녕 혈세 몇 푼 더 탐닉하려 입줄에 오르내리는 전형적 특권 자체가 모양 빠진다.

지방정부를 살리기 위해 기업유치·인구 유입 등 신발 끈을 졸라매고 뛰어도 모자랄 참인데 그 엄청난 인상분을 어디서 어떻게 감당하란 건지 ‘무지몽매(無知蒙昧)’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선거 땐 ‘표 달라’ 애걸복걸 하던 초심은 벌써 모질어졌나. 당선과 함께 선거비용도 얼추 보전 받았을 터, 본업 제쳐두고 계산기 먼저 두드리니 살짝 김부터 샌다.

◇내일은 늦다

말로만 ‘시민 국민’ 어쩌고 하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가팔라진 경제, 제2의 IMF도 어필되고 있으나 절박함은 안중에 없다. 성난 날숨과 절규도 모르쇠다. 잿밥만 눈이 어두운 해바라기성 정치 꼼수에 “내일이면 잊으리 꼭 잊으리 립스틱 짙게 바르고 / 사랑이란 길지가 않더라 영원하지도 않더라 /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임주리 노래) 정치인을 풍자한 가시처럼 들린다. 정신 차리자. 한 방에 훅 간다. 내후년 총선의 ‘속절없는 사랑’ 내일은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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