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창] 이장희 충북대 명예교수· 충북세정포럼 대표

서울의 한복판에 있을 수 없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 모인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할로윈은 원래 영국 원주민인 겔트족들이 10개월을 1년으로 적용하다보니 11월 1일이 신년 초하루가 되어 우리의 설날과 같은 의미이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제사와 같은 것으로 죽은 영령들을 기리는 축제일이었고, ‘Hallows Day’ 의 전야제를 10월 31일에 갖고 모든 사악한 귀신들을 쫓는 행사가 주된 내용이다. 영문으로는 'All Hallows’ Evening' 인데 이를 축약해 ‘Halloween’이 된 것인데 오늘날에는 축제의 의미로 장사속 개념이 접목되어 수많은 인파가 즐기려는 행사가 이태원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어린이집에서도 각종 가면 모형을 갖고 사진을 찍는 등 어렸을 때부터 각인된 서양의 축제문화가 이젠 중고생들 놀이문화의 하나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희생된 150여명의 대부분이 10대, 20대이고 여성이 2/3를 차지한다고 해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러한 대참사는 어찌 보면 개인 이기주의의 팽배에 기인된 면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좁은 골목 안에서 힘겨루기를 하듯 밀치고 떠밀며 힘에 의한 압박이 있었고 급기야는 쓰러지고 밟히는 참사의 원인이 된 듯하다.

우리의 정치사나 현 사회상황이 비슷한듯해 걱정이다. 세력의 힘만을 앞세워 사리에 어긋나거나 합리적 근거가 없는 부정한 방법을 앞세우다가는 이번 대참사와 같은 말로가 선거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텔레비전 뉴스를 보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고 한다. 과거 5공시절에 땡전 뉴스를 보고 뉴스 채널을 돌렸던 것처럼 정치권의 추잡한 다툼에 관한 소식이 뉴스 앞부분을 차지하면서 그런 현상이 재현되는 듯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좌우 극한대립에 광화문과 서초동에서의 양대 세력싸움은 어느 정도 이데올로기에 의해 아니 소속된 집단의 강요와 강박에 의해 휩쓸려 다니는 듯하다. 상대의 의견이나 판단은 무시한 채 나만의 생각과 사고가 정당하다는 전제하에 무비판적으로 맹신하면서 상대방을 몰아붙여 왔다고 본다.

최근 과거 법무장관이었던 이가 이렇게 가족 패가망신창이가 될줄 알았다면 장관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페이스북 글이 소개되었다. 그렇다면 장관을 안했더라면 다 덮어두어야 하는 것인가 되묻고 싶다.

최근에는 대장동사건의 핵심멤버 진술에 의해 경선자금 수사가 진행되기 시작해 정치권의 앞날이 안갯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국회에서 면책특권을 앞세워 인기영합 발언을 일삼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인기영합주의를 선택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적 판단이나 이성을 상실한 이들이 정치판에 있는 한 ‘물에 빠진 사람 구하지 않는 1위 정치인’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듯하다. 스스로 정치위기나 자멸의 길로 빠져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걸핏하면 국민이 판단한다느니,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제 편한대로 국민이란 두 글자를 더럽히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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