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건강한 식생활 습관은 한 마디로 ‘아침은 임금처럼 먹고, 점심은 황태자처럼 먹고, 저녁은 거지처럼 먹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와 건강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왜 규칙적인 식사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구조적인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은 흔치 않을 듯싶다.

우선 규칙적인 식사와 건강의 관련성을 유추해 보면 일정한 시간마다 에너지원이 들어온다는 것을 몸이 학습하기 시작하면 에너지원이 제공될 때까지 비축하고 사용하는 효율적인 신체 에너지 운영계획을 내부에서 세우게 된다. 그러므로 규칙적인 식사는 건강과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에 우리의 식생활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의 식사패턴은 서구식 식사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쏟아지는 인스턴트 식품의 홍수 속에 값싸고, 손쉽고, 편리하게 만들어져 바쁜 현대인들에게 식사 대용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식사는 건강의 척도이며 먹는 것 또한 생활의 큰 즐거움이다. 성인들은 식사를 한지 6시간쯤 되면 위 속의 내용물이 모두 배출되어 버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진다. 속이 텅 빈 것 같아 상복부의 느낌이 편하지 않고, 몸에 힘이 없어진다. 두통, 식은땀,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배가 고프다는 것을 표현하고 음식을 찾게 된다.

그러나 생활환경의 변화와 바쁜 일과에 쫓기다 보면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빵 한 조각과 우유 한 잔으로 대신하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겨우 130cal 정도에 불과해 집을 떠나 직장에 닿을 때까지 거의 소비되고 만다. 따라서 칼로리 상으로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경우와 거의 다름이 없다.

이렇게 아침 식사를 거르고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점심도 적당히 해결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퇴근 무렵이면 몸속에선 에너지의 고갈로 배고픔을 크게 느껴 저녁 식사는 과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위나 장에 큰 부담감을 남겨둔 채 잠자리에 들게 되고,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되면 건강에 해를 초래하게 된다.

저녁 식사의 과식으로 충분히 소화도 되기 전에 취침하게 되면, 취침 후에도 소화기가 활동을 하게 되므로 위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밤에 흡수된 영양은 거의 소화되지 않고 지방으로 축적되어 몸에 쌓이게 된다. 그것은 결국 비만의 원인이 되지만, 아침에는 많이 먹더라도 하루의 노동으로 소화, 흡수, 소비가 되므로 소화기계 질환이나 비만의 두려움은 전혀 없다.

아침 식사는 하루에 필요한 열량의 1/4가량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우유나 곡류, 과일, 채소, 육류, 생선 등에 있는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생활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이 규칙적인 식사로 이어져 건강을 유지하는 유익한 비결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은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그와는 반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부터라도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올바른 식생활을 통해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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