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환자 급증에 사망자 3만명
백신보다 의료대응체제 전환할 때

▲ 장중식 논설위원
▲ 장중식 논설위원

코로나19로 인해 목숨을 잃은 국민이 3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사망자 수가 2만 명이 된 뒤 7개월만이다.

동절기를 앞두고 하루 확진자가 최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고가 나온 가운데 집계된 수치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최근 코로나19 방역지표도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하루 5만여 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평소보다 검사 건수가 적은 휴일영향에도 불구하고 20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도 4만 명대를 기록할 정도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5주 째 위중증 환자는 4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한 달 동안 코로나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사망자도 1000명에 달했다. 정부가 그토록 강조했던 고위험층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여파는 이제 특정 계층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8세 이하 청소년은 물론, 한 차례 감염되고도 재감염 되는 사례 또한 두자릿수 이상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유행을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에 속수무책이다.

그동안 백신접종만이 유일한 길이라 생각한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백신접종에 참여했다.

백신을 맞으려해도 맞을 수 없는 기저질환를 제외하더라도 80~90%에 달하는 국민들이 기본 접종을 맞았다. 여기에 3차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방역당국의 말을 믿고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방역대책을 바라보며 국민들의 불안감 또한 높아졌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변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의문이 백신 불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기준 개량백신 접종률은 한마디로 최악, 그 자체다. 방역당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개량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4.3%, 접종대상자 대비로는 5.4%에 그쳤다.

당초 한꺼번에 접종자들이 몰릴 것에 대배해 60세 이상 고위험군에게 우선 접종권을 줬지만 이마저도 초라한 성적표에 머물렀다. 60세 이상 인구 대비 접종률은 12.4%, 접종 대상자 대비 접종률도 16%에 그쳤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 그 두가지가 주된 요인이다. 방역당국이 밝힌 자료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은 백신에 대한 후유증, 그리고 면역력에 대한 의문을 꼽았다.

특히 정부의 거듭된 추가접종 독려와는 달리 재감염되는 사례가 10%를 넘어선 것도 한 몫을 차지했다.

기존 백신의 면역력이 변이에 취약하다는 내용 발표에만 석 달이 걸렸다. 그러다보니 수 조원의 혈세를 들여가며 들여온 백신 수급조절도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현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이 백신 접종 외에는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증증화 예방 및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만으로 국민참여를 높일 수 있다면 오산이다.

지금부터라도 방역패러다임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백신만이 능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그동안 경험 만으로 충분하다. 주구장창 접종률 높이기에만 매달리는 정부가 더 이상 '백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한 출구 채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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