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병원, 문화유산 보호체계 논의 학술대회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소록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국립소록도병원은 7일 국립소록도병원 한센병박물관 1층 영상문화센터에서 '소록도 문화유산 보호 체계 논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이같은 방안에 대한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소록도의 구술'이라는 주제로 첫 학술대회가 개최된 이후 두 번째다. 섬 전체가 병원인 동시에 곳곳에 문화유산이 산재한 소록도 보호 체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록도 갱생원은 한센인의 아픈 역사가 남아 있는 현장이다. 세계문화유산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는 지난해 작성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규발굴 연구보고서'를 통해 "소록도 갱생원은 20세기 초반 세계적으로 한센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관리한 공중 보건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된 근대 의료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면 먼저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잠정목록에는 '가야고분군', '한양도성', '대곡천 암각화군', '강진 도요지', '낙안읍성' 등 유산 12개다.

이코모스는 소록도 갱생원과 함께 '제주의 돌 문화', '항구도시 인천: 근현대 세계사의 증거', '근대 개신교 선교기지', '정조 문화유산', '한강 하구 습지'를 잠정목록 유산 후보로 추천했다.

이날 학술대회 좌장은 백영경 제주대 교수가 맡았다. 이규철 건축연구원의 건축자산센터장의 '문화재 보호 체계의 변화 동향'에 대한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소록도 문화유산 보호 관점에 대한 주제발표 및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박혜경 국립소록도병원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병원 운영을 통한 한센인의 건강 보호와 복지 증진,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두 가지 목적 달성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장중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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