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 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모든 생물은 온도 변화에 무척 민감하다. 식물은 1도만 높거나 낮아도 생사 갈림길에 놓인다. 바다 속 어류도 물 온도에 따라 이동한다. 이만큼 기온은 동·식물과 신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 한파를 몰고 온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실제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낮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 환자도 여름보다 겨울에 늘어난다고 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신체에 발생하는 감기처럼 기후에 따라 '마음의 감기'에 걸린다고 말한다. 이는 호르몬 양이 기온 변화에 따라 달라지면서 신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 우울증 환자는 불면증에 힘들지만, 계절 변화로 인한 우울증 환자는 지나치게 잠에 시달린다. 온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면서 식욕도 왕성해져 체중증가로 이어진다. 물론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우울한 기분, 원기 부족, 만성 피로 등을 겪는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된다. 계절성 우울증은 정서적인 요인보다 일조량과 그에 따른 신체리듬에 영향을 받는다. 낮에 활동량을 늘리면서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빵이나 밥 등 탄수화물 식품 식욕을 증가시킨다.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혈당량이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흥분상태와 피로에 빠지게 되면서 우울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탄수화물은 줄이고 비타민과 단백질을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 

신체활동 증가와 더불어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 섭취도 도움 된다.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엽산은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므로 녹색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후변화에 따른 신체리듬 변화로 발생하는 우울증은 적극적인 자세와 많은 움직임을 통한 긍정의 마음으로 이겨내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적정한 운동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과식, 과수면 등에서 벗어나 신체를 지켜야 한다. 

갑자기 추워지는 계절이 오면 우울증이 찾아온다. 이를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겨울철이 되면 햇볕을 받는 양이 줄어든다. 신체에 햇볕을 받는 양이 적어지면 세로토닌, 멜라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준다. 이는 신체리듬을 망쳐 우울증을 유발한다. 세로토닌은 감정 상태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으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뇌 속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인은 대부분 멜라토닌 양이 줄면 일시적으로 우울한 마음을 갖는다. 기온 및 일조량 감소에 의한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시간과 밀접한 관계를 보인다. 보통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시작된다.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 여름에는 저절로 증상을 회복한다. 가을에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증상은 일조량 차이가 적은 적도 부근보다 지구 공전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고위도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일조량 차이가 큰 북유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신체활동을 많이 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햇볕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에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겪는 여성 환자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춥다고 집에서 웅크리지 말고 햇빛 아래 가벼운 운동을 통해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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