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장]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다사다난했던 임인년(壬寅年)이 지나고 희망의 계묘년(癸卯年)새해가 밝아왔다. 지난 임인년은 연초부터 불어닥친 인플레이션 여파로 모든 분야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거기다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는 에너지는 물론 식량 문제까지 번지면서 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농업 분야의 이슈를 정리해보면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의 급등은 사료 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농업의 젖줄인 비료와 사료 가격의 부담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던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입국 문제가 어려워지면서 농촌의 일손 부족 문제로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농가 경영비는 늘어났는데 반면으로 쌀값의 지속적인 하락은 농업인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기면서 베지도 않은 논의 벼를 트랙터를 동원해 갈아엎는 사태에 이르기도 했다.

이제 어렵고 힘들었던 임인년이 지나고 계묘년 새해가 밝아왔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분야에서 희망보다는 암울한 예측만이 난무한 상태다.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엄청난 인플레이션 여파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기에 국가적으로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아직도 진행형인 조류독감의 확산과 사료 가격의 인상과 한우 사육두수가 적정 사육두수를 넘어서면서 위기에 처한 한우 사육 농가 문제, 달걀의 부족으로 인한 에그플레이션의 태동불안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새해를 맞이한 것이다.

모두 분야에서 2022년보다 더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하는 계묘년은 역시 우리 농업 분야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중론이다. 사료,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의 상승과 금리 인상, 일손 부족 문제와 인건비 상승, 쌀값의 불안정과 한우 등 축산물 가격의 하락 등은 우리 농업을 더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은 우리가 포기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산업이다. 유엔은 지난해 11월 지구상의 인구가 80억 명이 넘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8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식량이 부족해 기아로 허덕이고 있기에 지구상의 인구가 증가하면 할수록 식량부족 문제는 우리 인류의 최고의 책무로 남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점이다.

당장 우리의 민족인 북한은 백만 톤이 넘는 식량이 부족하고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중국인의 밥그릇은 중국 곡물로 채워야 한다”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계속되는 가뭄으로 식량난에 대한 국제적 이슈가 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산 밀을 주로 먹던 이집트가 밀 수입이 중단되면서 IMF 구제금융에 들어간 것을 보면서 식량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도시민들에게 농업이 중요하고 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알게 하였고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조사 결과를 보면서 이젠 식량 문제를 필두로 농업의 포지션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수출, 경제, 금리 등 모든 면에서 작년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계묘년 새해에 우리는 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활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밀, 옥수수, 콩 등의 곡물 수급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도 결국 큰 타격을 입고 말 것이다. 가뭄 등의 재해와 기상이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시 붉어진 냉전 시대의 개막 등 언제 어떤 사태가 터질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시대가 전개될 것이기에 우리는 농업을 잘 보전하고 발전시켜야만 한다.

식량안보 차원에서의 정책 전환으로 농업을 중시해야 하며 농업이 가지고 있는 어메니티를 도시민들과 공유하면서 농업의 가치를 창출시키는 융복합 정책도 더 발전시키고 키워나가야 한다. 결국 지구환경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농업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여 저탄소 농업과 메탄가스 감축에 큰 충격 없이 농업인들이 접근하도록 도모해야 한다.

2023년 새해에는 이런 일들을 다지고 챙기는 원년이 되어 농업의 새로운 전환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가 짐 로저스는 식량이 절대로 부족해지는 가까운 미래에 농업이 최고의 산업이 될 것이라고 주창하고 “젊은이여 당장 농대에 가라.”고 소리치고 있다.

현재의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농업이 최고의 산업으로 자리 잡는 가까운 미래를 위해 농업인들은 희망을 품고 정부는 농업인의 꿈을 키워주는 정책으로 정부와 농업인이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하고 준비하는 계묘년이 새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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