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외교관 출신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갑)은 4일 리용호 북한 전 외무상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 "리용호를 정말로 처형했다면 북한 외교관들에게 큰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리용호 처형설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이고, 개인적으로는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지난 10년 김정은 정권을 돌아보면 임기 전반기인 2012년~2017년에는 무자비한 처형이 잦았으나, 그 이후는 황병서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 해임 등 좌천 혹은  회전식 인사교체가 대부분이었고 고위 간부에 대한 처형은 드물었다고 했다. 2019년 미북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후 미북협상에 관여했던 여러 외교관들이 사라졌지만 대부분은 '농촌혁명화'로 내려갔지 처형까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리용호는 북한 외교관들 사이에서 김정은 정권에 충실하면서도, 합리적인 협상파, 실력파로 평가받았고, 김정은 부친인 김정일의 외교책사이기도 했다. 1994년 제네바 미-북 고위급회담부터 2018년 하노이 회담까지 북한과 미국의 모든 협상에서  리용호는 브레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미국을 알고 세상을 아는 몇 안되는 북한 외교관이었다.

그는 이용호와 영국에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함께 근무했다고 한다. 리용호는 대사, 그는 참사였다. 태 의원은 리용호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전두환 대통령의 12.12 사태와 대통령 취임까지의 과정을 매우 깊이 연구했다고 회고했다. 

리용호 부친인 리명제 북한 노동당 김정일 가족을 담당하는 3층 서기실 실장이었고,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와도 연고가 깊었으며, 김정은을 어릴때부터 돌봐주었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그런 리용호마저 처형했다면, 무슨 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처형됐다면 많은 북한 엘리트층이 더 이상은 김정은과 갈 수 없을 거라 속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이득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