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생각하며] 황혜영 서원대 교수 

요즘 대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기기로 온라인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Z세대라 멀티태스킹에 능숙한 대신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빛처럼 빠른 5G 속도에 익숙한 이들 세대에게는 수업에 흥미를 가지고 계속해서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 수업에서 하브루타, 플립러닝, 문제중심학습, 게이미피케이션, 스마트액티비티 등 수업 효과를 높이고 학습자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액티브 러닝 방식들을 활용한다.

액티브 러닝은 대면수업에서도 물론 효과적이지만 특히 코로나 때부터 더욱 일상 깊이 들어온 비대면 방식에서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지속적이고 자발적으로 집중하도록 하는데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중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game’에 ‘~化하기fication’을 덧붙인 신조어로 2011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개최된 게이미피케이션 서밋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게이미피케이션 이전에도 ‘퍼놀로지’, ‘에드버게임’, ‘레이버테인먼트’, ‘엑서게임’ 등 비게임 분야에 게임적 기법과 원리를 결합하는 방식을 지칭하는 많은 용어들이 있었지만 이 용어의 등장으로 보다 본격적으로 게임적 요소를 활용하는 방식과 효과가 재조명되었다. 교육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은 문제해결에 게임 방식을 도입해 몰입과 집중을 높이고 사고력과 창의성을 향상시켜주는 중요한 액티브 러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 시기 때 필자는 '미학의 이해' 교양 강좌에서 총 4주 실시간 비대면으로 수업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반영하였다. 미학은 감성인식에 관한 철학의 한 분야로 아름다움의 정의나 기준, 아름다움의 대상과 인식의 주체와의 관계, 예술과 아름다움의 관계나 예술의 본질 등에 관해 성찰하는데 학생들이 다소 추상적으로 여기고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영감의 예술, 모방의 예술의 예를 T차트에 작성하기(1차), 감정 카드 고르기 및 감성 사전 정의하기(2차), 미학 질문에 답하기와 우리 예술 수업 단어 맞히기 게임(3차), 조별 가사 창작과 합창 (4차)에 걸쳐 게이미피케이션 체험활동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수업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도록 하고 미션들에 몰입하여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그리고 여러 미션을 줌 소회의실에서 동료들과 함께 공동으로 완수하도록 하여 비대면 상황에서 동료들과 소통이 부족하고 혼자지내는 시간이 많은 대학생들에게 대화와 소통 시간을 주고 게임 포인트도 개별, 조별로 따로 주었다. 이때 자칫 게임이 과도한 경쟁이 되지 않도록 마음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재미로 하는 '친근한 경쟁'이 되게 음료쿠폰 당첨 이벤트는 일부 복불복 게임으로 하였다. 또 감성 사전 정의하기, 감정 카드 게임, 가사 창작과 조별 합창과 같은 감성체험으로 지친 일상에 정서적인 힐링을 얻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게이미피케이션과 함께 한 '미학의 이해' 수업에서 공부와 놀이가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두 가지가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느꼈다고 하였으며 게임을 즐기면서 세상과 예술을 들여다보며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동안 자기를 회복하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협력 속에서 지적, 감성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견들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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