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전국에 강력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파는 차가운 공기 유입에 의해 낮은 기온으로 급격히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추운기온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주위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 대한민국은 한반도 상공을 덮은 차가운 공기 때문에 러시아 시베리아보다 더 추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한파를 예상할 때 주의보나 심한 경우 경보를 발령해 미리 예보한다. 겨울철 기상청에서 발령하는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이하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때 △전날보다 10℃ 이상 떨어진 기온이 3℃ 이하면서 평년보다 3℃가 낮을 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일부지역에서 피해가 예상될 때 발령한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5℃이하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때 △전날보다 15℃ 이상 떨어진 기온이 3℃ 이하면서 평년보다 3℃가 낮을 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내린다.

개인차가 있지만 사람은 보통 17℃ 이하에서 알몸인 채로 2시간이상 노출되면 저체온증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한파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거나 피해를 보는 국민이 생기는 이유다. 특히 열악한 보온환경에서 사는 서민층이나 노숙자 등 취약계층이 더 위험하다. 한파에서 몸을 지키려면 추위에 노출 되지 않아야 한다. 외출이 필요한 경우 조금 여유 있고 가벼운 옷으로 여러 벌 겹쳐 입은 뒤 땀이나 물에 젖지 않도록 조심한다.

한파에 노출되는 부위는 모자, 장갑, 마스크, 목도리 등을 착용해 보온한다. 체온은 대부분 머리를 통해 가장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머리 보온을 위한 모자를 반드시 준비한다. 장갑도 손가락장갑보다 벙어리장갑이 보온력을 더 높인다. 핫팩 등도 이용하면 좋다. 또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 후 오랫동안 한파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음주는 저체온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음주 상태는 신체에 열을 높여 추위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운동과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행동도 한파에 신체보온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영양분을 골고루 갖춘 식사를 통해 기온변화에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예방한다.

모든 것을 얼게 만드는 한파는 낙상사고와 차량 충돌사고 발생을 증가시킨다. 눈이 녹지 못하고 낮은 기온으로 얼게 되면 빙판길 도로를 만든다. 이럴 경우 염화칼슘을 뿌리거나 눈을 치우며 눈과 빙판을 제거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제설차량을 투입하기 어려운 작은 길이나 골목 등은 그렇지 못하다. 한파에 햇빛도 들지 않는 그늘진 곳은 오랫동안 빙판길로 남게 된다. 이런 곳은 보행자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다. 낙상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한다. 보조 장비 이용도 필수다. 내 집과 점포 앞 눈 역시 미리 치워 빙판을 예방한다. 자치단체도 자동액상살포장치 설치 등 미끄럼 방지에 최선을 다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초생활 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가구마다 시설 점검과 단열, 에너지원공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나와 가족의 건강과 재산을 한파에서 지킬 수 있게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도록 모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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