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준우 전 충남도의원

대천항-원산도-영목항을 잇는 연육교는 우리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지난 8월6일 기획예산처 최종통과 이후 신문마다 연육교에 대한 인터뷰가 실리고 생산, 임금, 고용, 취업유발효과가 몇 천억이니 하는 정확한 근거없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총 사업비가 4,890억원으로 기본설계비에서 994억원이 축소되고, 교량의 폭이 2차로인데도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충남도의원 시절 바다위에 지방도가 그려지고 국도로 승격되는 과정을 보며 보람을 느낀적이 있다. 또 충남도의회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국도 77호 연육교는 반드시 4차선으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육교 2차로 건설은 안된다. 현재의 교통량과 늘어날 교통량을 계산하고, 예측불허의 자연변화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여름휴가철 한 달 동안에 대천해수욕장, 대천항에 들어오는 자동차가 얼마며, 안면도에는 몇 대의 자동차가 들어오는지 조사해야 한다. 더욱이 차량이 몰리는 오후 시간과 휴일, 그리고 큰 행사가 있을 때 얼마만큼의 차량이 연육교를 통과할 지 계산이나 해 봤는가.

늘어만 가는 자동차가 연육교를 교차해 통과할 것이며, 7.3km 2차로 연육교에서 정체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또 연육교 중간에서 교통사고가 나지 말라는 경우는 없다. 무슨 방법으로 2차로 연육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처리할 것인가. 서해대교를 보면 왕복 6차로인데도 바람이 몹시 부는 날에는 통과하기 겁이 난다.

하물며 바다위에 건설된 2차로 연육교 위를 비바람과 태풍이 부는 시간에 통과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가 어떤 상황에 처할지 정말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국도를 2차로로 건설하는 경우는 없다. 보령-안면도간 연육교는 지방도가 아니다. 대한민국 지도에 표기된 국도 77호이다. 국도를 지방도처럼 2차선으로 설계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육지라면 혹시 모른다. 하지만 바다에 건설하는 연육교는 추후 확장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4차로 이상으로 설계 변경해 건설해야 한다.

국세청이 올해 계획보다 11조원의 세금을 더 걷을 전망인데, 몇 천억이 대수이겠는가. 남해는 연육교 천국이다. 모처럼 건설되는 충남 유일의 연육교를 예산문제로 축소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연육교 발표이후 도정신문, 지방신문 등에 수차례 자축의 글이 실렸다. 도지사,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이 이룬 쾌거라고 한다. 서해안의 발전, 기념비적 사업이라고 인터뷰 한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기에 2차로 연육교 사업을 자축하고 있단 말인가. 예산을 증액하고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2차로가 잘못 설계된 것이라면 고치면 된다. 내년에 착공을 못하면 내후년에 착공하면 된다. 기획예산처에 앉아서 잣대를 긋고 있는 몇몇 사람에게 충남의 미래, 서해안의 발전을 맡겨놓고 바라만 봐서는 안된다.

마침 금년이 이 나라를 이끌고 나갈 대통령을 뽑는 해다. 대선후보들이 연육교 4차로를 공약하도록 해야 한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준우 전 충남도의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