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연 3.5% 동결… 당분간 현 수준 지속 전망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드디어 멈춰섰다. 물가수준이 여전히 목표수준보다 높긴 하지만 연간 상승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낮아졌고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다고 23일 밝혔다.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는 시각에서 나온 결정이다.

▲ 금리인상
▲ 금리인상

 

금통위에 따르면 먼저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압력은 다소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오던 미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되는 등 변동성은 확대됐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지만 IT 경기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소비 회복 흐름도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 고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지만 경기 둔화로 취업자수 증가폭 축소가 이어졌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변수가 많다. 물가도 국제유가,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0.1%p 하향 조정한 '수정 경제전망'도 함께 내놨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지난해 11월 전망치(3.6%)에서 3.5%로 낮췄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둔화됐지만 전기요금 인상, 가공식품 가격 등이 높은 오름세를 보이며 1월중 상승률이 5.2%로 전월 5.0%보다 높아졌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멈춰섰지만 당분간 고물가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 수준의 고금리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민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