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 최초로 '디지털기술 TF 조직' 운영
시뮬레이션으로 사고 발생원인 원천 차단
반도체 산업 등 안정적 전력 인프라 구축
쾌적한 도시경관 만드는 지중화사업 지속
고유가 시대 '에너지 다이어트' 운동 전개

 

"전력수급 안정으로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 한전법에 명시된 한국전력공사의 설립 목적이다. 전기는 그 사용량이 경제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일 만큼 산업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다. 충북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태양광 등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사용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차질없는 전력 공급이 중요한 시점이다. 지역 상생 발전이란 목표 속에서도 대민 서비스와 안전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김영관 한전 충북본부장에게 2023년 계획을 들어봤다.
 

2023년 충북본부의 경영 지향점은 무엇인가.

 "2023년에는 아날로그한 업무방식을 버리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충북본부를 만들고자 한다. 새로운 기술과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보면 생각의 전환과 혁신을 꾀할 수 있다. 각 분야에서 구태의연하게 반복되며 일의 효율을 저해하는 요인이 없는지 늘 경계하고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북본부는 2022년 전사 최초로 '디지털기술 T/F 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기술을 확대 적용하고 무고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결시킬 것이다. 이 밖에도 업무를 세분화·모듈화해서 업무 모빌리티화를 실현하고,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등 실무적인 차원에서 실익이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나아가 효율적 조직 운영의 전사 표준모델을 정립하고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전국 최우수 본부가 되도록 하겠다."

 

올해 본부 사업에서 역점을 두는 부문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어떤 가치도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할 수 없다. 안전에 초점을 맞춰 업무 프로세스를 상세히 체크하고 실제 작업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고 발생 개연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안전패트롤을 통해 휴일·야간작업 점검을 늘리고 산업재해 발생 취약시기에 중점 관리해 안전 경영 체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모바일화 및 디지털화다. 전력사업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은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서비스와 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업무 모빌리티화 및 재택근무 기반을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소프트웨어 전담 T/F를 조직 운영하고 있다. 세 번째는 고객 편익과 사회공헌 확대다. 고객센터 지능화를 통해 상담 품질을 향상시키고, 원격검침을 활용한 신서비스도 확대 시행토록 하겠다. 이와 함께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경찰과 합동으로 추진한 지역내 범죄율 최소화 시범사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민간기업과 사회공헌펀드를 조성해 불우 이웃돕기도 지속 추진해나가겠다. 사회적 기업 등 지역공동체와 연계해 한전 숲 조성사업 등 탄소중립과 사회공헌 활동을 접목한 활동으로 ESG경영도 실천하겠다. 네 번째는 전사적으로 어려운 재무여건 극복을 위해 충북본부 자체적으로 고강도의 자구노력과 긴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마지막으로 한전의 기본적인 역할인 고품질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충북 주요 산업이 전기 다소비 업종이 많다. 앞으로 산업단지 개발과 기업 유치 등과 관련해 인프라는 충분한가.

 "충북지역은 우수한 교통망,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산업단지 조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방사광 가속기 유치에 이어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미래 신사업의 중심으로 급부상 중이다. 현재 28개의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고,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단지도 약 60여 개에 이르는 등 전력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자체와 전력사업 협의체를 운영해 신규 산업단지 또는 대용량 첨단기업 전력수요발생시 상호협력해 적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설비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충북에는 에너지 다소비 기업으로 분류되는 반도체, 화학 업종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재무여건이 어렵지만 필수 설비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 충북 지역에는 총 38개 변전소를 통해서 전력공급을 하고 있는데, 올해 2개 변전소 준공을 비롯해 2027년까지 총 8개 변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작년 말 10차 장기 전력설비 신설계획을 수립해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추가로 10개 변전소 신설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도심 지중화 등 지역사업들이 있었다. 성과와 진행상황은. 

 "지난해 한전 충북본부는 기존에 진행하던 지중화 사업 12건과 2022년초 새롭게 사업승인된 도심지중화 사업 6건을 더해 총 18건의 사업을 추진했다. 오랫동안 도심지의 미관을 어지럽혀왔던 전주와 고압전선, 전력설비를 철거하고 지중관로와 지중케이블, 지상기기 등을 지하에 설치해 도시의 미관을 한층 개선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향상시켰다. 지중화 사업은 도심지 번화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소음과 교통정체, 통행불편 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에 한전 충북본부는 지중화 시행 전담부서를 두어 공사설계, 공정관리 등 공사전반을 관리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협조를 통한 성공적인 도심지 지중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청주 흥덕로 공사를 포함해 4건의 지중화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중화 사업으로 쾌적하고 충북의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부가 전기요금을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수준은 어떤가. 

 "전기요금 조정은 LNG, 석탄, 유가 등 국제 연료 가격이 폭등해 한전의 전력구입비용이 급증한 데 주요 원인이 있다. 2022년 말 한전의 영업적자는 30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은 kWh당 51.6원 수준이지만 2023년 1분기 요금은 13.1원을 인상했다. 앞으로 정부와 국제 에너지가격, 물가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여부와 수준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 나라의 전기요금 수준은 2021년 OECD 37개국 평균요금 대비 주택용은 60%, 산업용은 83% 정도로 저렴하다. 주거부분의 경우 일본의 45%, 독일의 29% 수준이고, 산업용은 일본의 65%, 영국의 51% 수준이다. 연료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은 거의 동결되다시피 하다보니 구입전력비 지출이 한전 적자의 큰 요인이 됐다. 재무여건 악화로 인해 전력설비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안정적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전 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일반 서민 가정의 부담은 얼마나 커지나.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급등한 연료비를 일부 반영하고, 동계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소비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1분기 kWh당 전력량 요금을 11.4원, 기후환경요금을 1.7원 인상했다. 주택용의 경우 서민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 307kWh기준으로 할 때 월 4022원 정도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복지할인요금을 적용받는 가구는 월평균 사용량 313kWh까지 요금을 동결하고, 초과 사용량만 인상분을 적용한다. 농사용 전력량 요금은 예외적으로 kWh당 11.4원을 3년에 걸쳐 분할 인상해 요금부담을 경감한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온실가스의 87%가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저소비, 고효율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한전에서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형광등을 고효율LED로 교체하는 등 일반 전기기기를 고효율기기로 교체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에너지효율 향상사업'과 전기사용 절감량에 따라 현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에너지 캐쉬백 제도'는 효율적 에너지 소비 장려 운동의 좋은 예다. 아울러 한전에서는 겨울철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사옥을 17도 이하로 유지하는 등 전사 차원의 '에너지 다이어트' 운동을 전개하며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용민기자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