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브레인 편집장

일반인들이 느끼는 뇌에 대해 가장 궁금한 질문들은 무엇일까? 필자가 교수로 있는 뇌교육학과 입학생을 비롯해 기업 및 교육청 연수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3가지를 통해 뇌에 대한 대표적 오해를 줄이고, 뇌에 대한 이해를 가져 보자.

첫째, 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나요.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머리가 크다는 건 뇌가 크다는 말이니 맞을까?

사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보면, 뇌가 클수록 지능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4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뇌 용량은 380~450cc, 이후 호모 하빌리스 뇌 용량은 530~800cc로 커졌다. 직립 보행을 한 호모 에렉투스 뇌 용량은 900~1,100cc,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 뇌 용량이 1,300~1,600cc이니 원시 인류에 비해 평균 뇌 용량이 2~3배 커진 것은 맞다.

하지만 현생 인류에게 머리 크기와 지능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이미 지배종이 된 호모사피엔스라는 종 안에서의 비교이니 말이다. 현생 인류의 뇌는 직립보행을 하도록 바뀌었고, 오랜 진화 과정에서 뇌 용량의 증가가 인류 진화의 원동력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미 수렵사회,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사회를 거치면서 최적화된 호모사피엔스의 뇌를 크기만으로 지능과의 상관성을 얘기하는 게 맞을까. 결론적으로 인류의 진화 과정으로 보면 합리적 추론이나, 호모사피엔스인 현대인들에게는 상관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머리 크다고 부러워하지도, 놀리지도 말자.

둘째, 인간은 뇌 기능을 10%만 활용하고 있다? 영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지만, 사람이 자기 뇌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이른바 가짜 뉴스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무언가에 집중할 때 그 상황에 필요한 뇌 기능을 모두 가져다 쓴다. 길을 걸을 때 10% 뇌 기능만 써서 어떻게 제대로 걸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뇌는 훈련하면 변화한다’라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측면에서는 눈여겨볼 만하다. 1천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 이상의 시냅스가 만들어가는 신경망의 끊임없는 변화를 제시하는 신경가소성은 환경 속에서의 인간의 역동적인 변화와 성장을 잘 제시하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의 문명을 만든 인간 뇌의 창조성이 진정한 초인적인 능력 아닐까?

세 번째, 나이를 먹으면 뇌는 쇠퇴한다? 인간에게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당연히 뇌도 노화하여 뇌 기능이 기본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단기 기억력을 비롯해 반응시간과 수행능력이 느려진다. 뇌 신경세포의 감소, 뇌 무게와 뇌혈류량의 감소, 신경세포 및 뇌혈관에 이물질 축적, 신경전달물질의 감소 등이 수반된다.

노화가 기본 인식이긴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뇌 기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도서관에 책이 충분치 않은 경우 빠른 인출로 인해 젊은 시절은 단순정보처리 능력이 높지만, 살아가며 도서관에 책이 넘쳐나게 되면 어떠할까. 하버드 메디컬스쿨은 60대 이상의 뇌는 속도는 느리지만, 통찰과 지혜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 ‘지혜의 뇌(wisdom brain)’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냥 살아가는데 익숙해지면 안 된다. 언제나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어린 아이들처럼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삶의 무료함을 느끼고 현재에 안주할 때, 언제나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나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무언가가 없는 삶이라 뇌가 인식할 때, 우리의 뇌기능은 약해져 간다.

‘눈에 반짝거림이 없어지는 순간 우리 뇌는 쇠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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