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정도영 칼럼니스트

환율(exchange rate)이란 외국 통화 한 단위를 받기 위해 자국 통화를 몇 단위 지불해야 하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자국 통화와 외국 통화간 교환비율을 의미하며, 두 나라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말한다.

즉, 환율 인상은 교환율 기준으로 원화가치 하락이며 환율 인하는 원화가치 상승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환율의 변동 요인은 단기, 중기, 장기, 근본적인 원인으로 나뉘는데 우선 단기적 요인으로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나 주변국의 환율 변동, 각종 뉴스 등에 따라 다음과 같이 영향을 받는다.

첫째, 시장참가자들의 환율에 대한 기대에 따라 실제 환율의 변동이 초래되는데 예를 들면 시장참가자가 환율상승을 예상할 경우 환율이 오르기 전에 미리 외환을 매입하면 이익을 볼 수 있으므로 외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되어 실제 환율은 상승한다.

둘째, 주 교역 상대국의 환율 변동은 자국 통화가치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나라의 통화가 절하될 경우 비슷한 류의 제품이라면 상대적으로 경쟁국의 제품이 싸지게 되므로 자국의 수출경쟁력은 약화되며, 이는 곧 외환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 자국 통화도 절하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셋째, 언론보도도 시장참가자들의 기대변화를 통해 단기 환율변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외적인 리스크 등의 요인이 부각되면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큰 폭 상승하여 원화가치가 절하되는 경우도 있다.

넷째, 은행의 외환포지션 변동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데 예를 들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이 큰 폭의 매도초과를 보일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현물환을 매입함으로써 환율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중기적 관점에서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대외거래, 거시경제정책 등을 들 수 있다. 대외거래 결과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이면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므로 환율은 하락하고, 국제수지가 적자를 보여 외환의 초과수요가 지속되면 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또한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면서 통화공급이 감소하여 외국의 통화량에 변화가 없다면 원화의 상대적인 공급이 줄어들어 환율이 하락한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생산성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나라의 생산성이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른 속도로 향상될 경우 자국통화는 절상된다 이는 생산성이 개선될 경우 재화생산에 필요한 비용이 절감되어 더 싼 값에 재화를 공급할 수 있게 되어 물가가 하락하고 통화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근본적인 관점에서의 환율 결정은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며 각국의 물가수준, 생산성 등 경제여건의 변화도 통화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해당국가와 상대국의 물가수준 변동을 들 수 있는데 통화가치는 재화, 서비스, 자본 등에 대한 구매력의 척도이므로 결국 환율은 상대 물가수준으로 가늠되는 상대적 구매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환율 인상은 필연적으로 국내 물가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식량 자급률도 낮은 편이라 원자재나 원재료 등 수입 시 고환율로 인한 손해를 피할 수 없고 결국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환율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게 되면 50L 기준 주유 시 5만원에서 6만원으로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밀가루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수입가격이 20% 오르면 이는 고스란히 제품 생산원가에 반영되며 결국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러한 상황은 다시 보면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국산품의 가성비가 떨어지면 수입품을 들여오면 되었지만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입품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기에 가성비가 좀 부족해도 자연히 국산 제품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그러나 환율이 올라도 해외에서 중간재를 대부분 수입하여 만드는 완제품이라면, 오히려 제품 가격 상승으로 환율상승 이익이 상쇄되기도 한다. 한국이나 일본의 주요 수출품들이 대부분 이러하다.

금년도 미국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으며 우리나라 역시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방어하기 위한 방책으로 금리 인상을 통해 환율 안정을 꾀하고 있다.

​결국 환율과 통화 가치는 반대이고, 금리가 오르면 그 나라 통화의 가치가 오르면서 환율 하락 압박으로 작용하게 되고 과도한 인플레이션은 곧 통화 가치 하락이므로 환율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에 환율 정책은 경제적 상황에 따라 역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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