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우리는 전례없이 3년이라는 긴 세월을 코로나19와 싸워오면서 문화, 경제, 라이프 스타일까지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집콕과 근거리 생활에 익숙해졌고 온라인을 이용한 구매가 늘어나면서 구독경제라는 용어가 붐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온 우리 사회에서 특히 소비패턴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면서 모든 산업은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에서 변화된 소비패턴을 알아보고 이에 대응할 전략을 구상해 보는 것이 미래 농업을 준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간편과 편리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한 것이다. 집주변과 온라인을 통한 배송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점점 더 편리하고 간편한 것에 매료되면서 먹거리와 농산물 또한 간편함과 편리함에 무게를 두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신선한 농산물을 편리하게 배송받아 먹는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신선하고 편한 밀키트용 과일과 채소시장이 성장하고 이에 따른 소포장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여성들이 다루기 힘든 큰 수박을 잘라 먹기 좋게 도시락으로 만들어 판매한 업체가 대박을 쳤고 어느 편의점은 편의점에서 직접 가정까지 배송을 하면서 한 달에 200만 원의 매출을 더 올린 사례들을 보면서 소비자들의 편리성에 대한 키워드는 당분간 더 지속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두 번째로는 바로 웰빙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되면서 고령자분들을 위한 실버푸드를 중심으로 섭취하기 쉬우면서도 기능성을 겸비한 식품들의 판매가 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국 대부분에서 고령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고 이에 따른 소비패턴은 더 확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우리 농업 분야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 소비패턴은 바로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인데 소비자들의 지적 수준이 향상되고 저탄소 운동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들이 나타나면서 기업마다 ESG 경영을 부르짖고 있기에 소비자들도 자성적으로 동참하게 되면서 친환경과 동물복지 등에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자연적으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친환경적인 농축산물과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매하는 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소비패턴의 변화에 대하여 우리 농업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우선 고령화 사회에 따른 웰빙소비 트렌드에 대한 대응으로 고령자가 섭취하기 쉬운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고 가공을 통한 식품개발에도 도전해야 한다. 사실 조금만 공부하면 우리가 재배하는 각종 채소나 과일, 곡류에 노인들에게 좋은 기능성들이 무수히 함유되어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뇌 건강을 좋게하여 치매를 예방하는 물질, 혈류 개선을 통해 고혈압과 심뇌혈관 질병을 막아주는 기능성, 혈당 상승을 억제하여 당뇨병을 예방해 주는 물질, 위와 장의 기능을 좋게 하는 기능성 등 모두가 우리가 재배하는 농산물 속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성을 이용하고 활용하여 식품을 가공하고 이를 알리는 것까지 농업인들이 모두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은 이미 이루어졌기에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나 지방정부에서도 이런 쪽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잘 활용해야 한다.

이어서 간편 편리성에 대한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기위해서는 밀키트용 신선 채소와 과일 등의 납품을 위한 스마트 팜 등 최첨단 생산시설 구축에 힘을 써야 하며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을 밀키트 생산업체와 납품 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구축하여야 한다.

또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이용한 소비자와 스킨십하는 판매전략은 농업인 스스로 도전하고 이룩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치소비와 윤리적 소비에 대한 대응 전략은 코로나 이후 많은 국민들이 친환경 농축산물 구매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하여 깨끗하고 안전한 농축산물 생산은 이 시대 농업인의 책무라는 점을 인식하고 완벽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여 친환경 농산물의 소비를 늘려가는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여 가금류에 몰려 있는 동물복지사업도 전 가축으로 확산하는데 정부와 농업인이 힘을 합해야 한다.

이상 고령사회의 지속과 간편‧편의성 트렌드, 가치소비 및 윤리적 소비에 대응하는 전략은 농업에서 분명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며 우리 농업인들에게는 또 다른 먹거리가 생기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 농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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