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생각하며] 전미영 2M 인재개발원장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포춘’500대 기업 중 52%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노키아, 모토로라는 불과 몇 년 사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찰스 다윈은 “결국 살아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닌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고 말한다. 한 책에서는 넷플렉스의 성장비결이 자유와 책임이라고 언급하며, 변화를 빠르게 실행하고 문화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변화가 크지 않던 과거에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전제로 정해진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는 시스템과 사람을 중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끊임없이 변하는 환경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디지털 시대에는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모든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젠 어떤 기업도, 개인도 디지털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디지털 전환은 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은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 개인의 생활방식 등 삶의 DNA를 바꾸는 작업이다.

최근 경영 트렌드로 ‘애자일하게 일하라’라는 표현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자일(Agile)은 ‘민첩한, 기민한’이라는 뜻으로 애자일의 본질은 커다란 일을 잘게 쪼개어 가장 핵심적인 본질에 집중하는 것, 빨리 실패하고 결함을 보완하는 것, 완벽함보다 신속함을 우선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소규모 팀이 최대한 빠르게 결과물을 내고 실행에 옮기고 실패하며 돌 때까지 보완해 나가는 방식을 일컫는다. 기존의 전통기업들이 최소경영자가 의사결정을 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위계조직이라면 애자일 기업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할 조직이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실리콘벨리 기업은 각자 역할에 따라 의사결정, 그리고 책임까지 진다. 부서간 경계도 허물고, 직급체계를 없애 팀원 개인에게 의사권한을 부여한다. 물론 한 사람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 회사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에 인재 채용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애자일 기업은 애자일 인재를 원한다.

애자일 인재란 소통과 협업을 잘하는 사람이다. 자유롭고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어야 애자일 조직이 만들어진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일단 실행하고, 빨리 실행해 보고,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알고 다시 시도하는 것, 이것이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 내는 길이다.

사전에 완벽한 분석과 기획을 해서 결과물을 내놓는 방식과는 크게 다르다. 윗사람의 지시대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자기주도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실패를 감수하고, 문제를 발견하고 보완해 나가면서 끝까지 해내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제 대학교, 석박사 학위만으로 일자리를 얻는 시대는 지났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변화를 읽고, 그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즉시 익히면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잘못된 건 그때그때 수정하여 완성해 가야 한다. 거기에 소통과 협업을 위한 배려와 관용, 공동체 정신을 갖춰가는 것이 곧 애자일 역량이다.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자가 리더이고, 계속된 시도를 통한 배움과 경험이 곧 비전을 구체화시킬 것이다. 무엇을 위하여, 어떤 의미와 목적으로 지금까지의 생각, 행동, 언어, 습관의 변화를 통해 삶의 변화를 원하고 바라는지 충분한 고민으로 실행력이 수반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2M 인재개발원장 전 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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