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맞은 15일, 교사들의 마음은 우울하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교권 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매년 5월 15일이다.

기쁘고 자긍심을 가져도 될 날에 교사들의 마음이 우울한 까닭은 ‘교권 추락’에 있다.

스승의 날을 맞은 교사들의 소망 1위가 ‘신고나 안 당했으면’이었다고 하니, 그 참담한 마음이 어떠한 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교육계에선 교권 보호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악성 민원과 각종 소송, 협박에 시달리면서 정상적인 교육과 생활지도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학부모들의 심각한 욕설과 협박에도 대응할 방법이 없어 무력감에 시달리고 교직에 대한 회의 또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권 침해 상담·처리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1위였고, 4번 중 1번은 아동 학대신고 협박, 또는 실제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최근 5년간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한 사건도 900건에 육박한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최근 교원 대상 설문조사마다 교사들의 바람 1위는 교권 회복, 특히 ‘아동 학대 신고 위험으로부터의 보호’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한국교총이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직에 만족한다’는 답은 23.6%로 나타났다. 같은 설문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저치다.

2006년 당시 교사들의 만족도는 67.8%였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3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응답도 20.0%에 그쳤다. 이 역시 해당 문항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았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말로 학생들의 인권은 보호받았다. 꽃으로도 맞으면 맞는 학생은 아프다. 그 학생의 마음은 더욱 아프다.

복종을 요구하는 일제 잔재가 교육계에 있었던 예전엔 교사들의 폭행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다. 사소한 일로 고소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으로 여기는 게 오늘의 교사들이다. 아니,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의 폭력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우리는 종종 목도하고 있다.

그러면 ‘군사부일체’란 말은 어떨까. 임금과 스승과 부모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만큼 우리 선조들이 생각하는 스승은 경외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했다.

교원의 96%가 교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정당한 교육활동·생활지도는 민·형사상 면책권 부여’를 꼽았다고 한다. 그만큼 교권이 추락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스승의 날, 교사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선생님 존경합니다’라고 한다. 존경받지 못하고 있는 교사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반증이다.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요’, ‘선생님이 계셔서 행복해요’ 등도 순위에 올랐다고 한다.

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값비싼 선물이 아니라, 제자들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이다.

오늘 스승님들에게 우리들의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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