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연제 청주시 도매시장관리과 주무관

우리의 뇌는 여행을 통해 경이로운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뇌 속에 전측대상피질은 낯선 곳에서 주변 환경을 더욱 관찰하게 하고 정보를 더욱 습득하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심리적인 편견을 깨뜨리도록 해준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같은 환경에서 변화없이 오래 머물다 보면 기존의 관행을 답습하고 적당편의의 행동을 취하기 마련이다. 공무원의 적극행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를 말하며, 필자는 이번 청주시 공직수학여행을 통해서 낯선 환경 속에서 심리적 편견을 깨부수고, 청렴과 적극행정에 대한 마음을 새롭게 생각해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이번 공직수학여행의 여행지는 경주였다. 첫 장소인 황리단길은 마치 전주 한옥마을을 보는 듯하였다. 곳곳에 십원빵, 경주빵을 파는 상점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거리의 가치가 사라지는 익숙한 사례들이 떠올랐다. 돈만 쫓다가는 결국에 사람이고 가게고 다 떠나는 그런 이야기들. 문득 청탁금지법, 뇌물수수 등 돈과 연관된 청렴을 생각해보니, 법과 원칙을 잘 알고 경조사비, 선물가액 한도 등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황리단길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린다면 결국 관광객도 사라지고, '돈'도 벌 수 없게 되는 것처럼 공무원 역시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평생직장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

도시와 예스러움 어느 사이의 황리단길을 걷고서 다음 장소인 불국사로 향했다. 불국사 주변 조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건물과 나무, 그리고 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은 카메라를 계속 누르게 만들었다. 불국사 주변을 둘러보다가 법당에서 절을 하는 아주머니를 보았는데, 관광객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불상을 마주보며 절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장소, 같은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영적인 활동이고 또 누군가에겐 그냥 단순 관광이라는 점에서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사느냐가 시간과 장소를 모두 바꾸고 통제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이번 공직수학여행도 아무 생각없이 다녀오면 단순한 관광이겠지만, 나 스스로 청렴과 적극행정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고, 규제개혁 등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 해보자고 주변 환경을 바라보았다.

저녁이 되자 동궁과 월지로 향했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의 별궁이 자리했던 궁궐터로, 달이 비치는 연못이 아주 아름다운 장소였다. 이곳 역시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전통 건물과 나무, 그리고 연못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었다.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오기에 아주 멋진 장소였고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최근 공무원의 인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이직률도 크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주식시장처럼 직업 선호도 역시 시대 상황에 따라 다시 바뀌게 될 것이다. 공무원의 청렴은 애초에 공무원이 되고자 했던 동기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청렴한 공직자가 결국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인 것이다.

이번 공직수학여행을 통해서 필자는 낯선 경주의 환경 속에서 적극행정과 청렴에 대한 초심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고, 절에 몰두하던 불국사의 한 아주머니처럼 주변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청렴의 자세를 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이 결국 성공하는 공무원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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