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칼럼] 윤명혁 충북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우리나라에 구제역이 4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이젠 조금만 더 견디면 과거의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찾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다시 구제역이 발생하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한우 산업이 어려워지는 시기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그간 공들여온 할랄 인증 한우 수출사업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에 정부는 이미 계약상태인 말레이시아와의 수출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입장 조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초 발생 농가는 3개 농가였는데 발생 농가 주변이 최근 들어 엄청나게 많은 한우 농가가 밀집되어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결국 현재는 발생 농가가 11개 농가로 늘어났으며 인근 시군인 증평까지 발생된 상태고 염소사육 농가에도 번지면서 방역 당국은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시켰다.

구제역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입굽병 혹은 입굽발병이라고 하는데 이는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들로 갈라진 우제목 동물에서만 발병되는 바이러스성 가축 전염병이다.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아서 가축 자체에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워낙 전염성이 강하고 감염되면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1급 가축 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제역이 발생하면 그 농장의 모든 우제류는 살처분을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한 양축농가의 트라우마와 충격, 그리고 살처분에 국가적 손해와 비용은 어마어마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살아있는 생물의 세포에 침투하여 자신을 무한히 복제하고 또다시 다른 개체로 옮겨가는 특성 때문에 살아있는 한우를 그대로 살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가족과도 같고 전 재산이기도 한 한우를 하루아침에 살처분하는 양축농가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공포 속에서 헤어 나올 즘에 다시 찾아온 구제역 바이러스는 또다시 양축농가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바이러스 공포 속에서 우리는 이를 또 이겨내야 한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철저한 방역밖엔 없다. 양축농가와 가축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산업의 모든 사람이나 차량, 장비까지도 이동 제한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양축농가에서는 정기적인 소독과 축사 내 보온 환기 관리를 철저히 하여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발생지를 중심으로 방역초소를 설치하여 소독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하며 백신 접종 주기가 된 농장이나 미흡한 농장의 백신 접종 지원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뜬금없이 찾아온 구제역은 시기적으로도 야속하기만 하다. 한우 산업의 불황기인데다 코로나19의 완전 해제로 새로운 활력이 불어야 할 시점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한우 가격의 하락 세와 사료값의 고공행진, 경제의 불황기에 맞물린 이번 구제역 사태는 전 국민이 힘을 모아 빠른 시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관계로 한우 사육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 닥쳐온 구제역의 역습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 한우농가를 어렵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과 수개월 전 우리나라의 한우 가격이 올라가자 정부는 밥상 물가의 안정이라는 이유로 미국산 소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하면서, 2021년도 말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을 살펴보면 총 소고기 소비량은 13.6kg인데 미국산 소고기를 5kg 먹은 반면 한우는 이보다 0.2kg이 적은 4.8kg을 소비했을 정도로 수입 소고기의 소비 비중이 높아만 가고 있는 와중에 닥친 구제역은 자칫 우리나라 한우 산업에 큰 충격파를 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과거 엄청난 구제역과 AI,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무한한 가축 재난에도 결연히 이겨낸 역사를 알고 있다. 이번 구제역을 우리는 반드시 이겨내고 청정국 지위를 찾아 모처럼 마련된 수출길도 열고 어려운 한우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양축농가, 정부, 소비자, 양축 관련 사업자 등이 힘을 모은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 난국을 타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 방심한다면 과거 엄청난 돼지 구제역으로 양돈 산업 자체를 잃어버린 대만의 교훈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한우 산업의 총체적 난국 속에 찾아온 구제역 사태를 우리는 과거 방역 백서를 바탕으로 초기에 종지부를 찍어서 엄청난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살처분하는 소와 살처분 비용, 인력과 장비, 양축농가의 정신적 트라우마, 국제적인 우리나라 축산업의 지위 모든 것을 따져볼 때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는 점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젠 정부, 양축농가, 관련 산업 종사자, 소비자 모두가 한뜻으로 구제역을 빠르게 퇴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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