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준화 충북도 보육지원팀장

3살 아이를 둔 워킹맘 나혼선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육아휴직 후 복직하면서 평소에 보아둔 집에서 가깝고 시설도 깨끗한 어린이집에 아이를 등록하고 뿌듯해했다.

그런데 또래 직장맘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초등학교에 쉽게 적응하려면 유치원이 좋다는 말도 있다.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어린이집에 좋은 교육프로그램도 있고 늦은 시간까지 돌봄도 가능해서 탁월한 선택이라 생각했었다.  3~5세는 누리과정이라 어린이집, 유치원 공통으로 같은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아이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나혼선씨는 이제야 알았다. 어린이집은 돌봄 중심, 유치원은 교육 중심이고 기관에 따라 지원되는 서비스도 다르다는 것을.

집에서 좀 멀더라도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건가? 아이가 힘들텐데.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나혼선씨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유보통합(유치원 유아교육과 어린이집 보육의 줄임말)은 나혼선씨와 같은 수요자 중심의 고민 해결을 위해 출발했다.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영유아임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은 교육부(교육청), 어린이집은 복지부(지자체) 소관이라는 관리체계가 다른 이유로 교육과 돌봄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1월 발표된 정부의 유보통합 추진방향에 따르면 2025년부터 교육부(교육청) 중심의 유보통합 본격 시행을 위해 1단계(2023~2024년)로 유보통합추진위원회와 추진단을 구성하여 기관 간 격차해소 및 행·재정 통합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에는 관리체계 일원화 이전이라도 격차 완화 환경을 조성하도록 교육청과 지자체가 공동 참여하는 9개 선도교육청을 선정 발표, 충북은 도와 교육청이 공동으로 발굴한 사업 5개 과제가 모두 선정되었다. 

우선 충북도에서는 어린이집-유치원 간 격차 완화로 지역 내 모든 영유아가 양질의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오는 7월부터 어린이집 급식비 1000원(1식)을 추가 지원(총 45억원) 할 계획이다. 

또한 충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와 도 교육청(유아교육진흥원)이 협업해 어린이집-유치원 간 서로 다른 환경을 이해하고 유아·교사·학부모를 통합 지원할 '충북형 다차원 러닝메이트 공동협력' 4개 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각 기관이 가진 보육·상담, 초등교육 연계 등의 강점을 양 기관으로 확장하여 영유아 발달 지원, 교육(보육)과정 운영 내실화 및 교사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체험터와 활동을 공유하여 유아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는 등 모든 영유아의 격차 없는 발달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보통합이 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지만 우선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수요자 중심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김영삼 정부부터 유보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 30여 년이 되었다.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운영난 가중 등  환경도 많이 변했다.  관리체계 일원화로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 유보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아이낳고 기르기 좋은 1등도 충북을 위해서도 그 의미가 크다. 

충북도는 도교육청과 협력하여 수요자 중심의 선도교육청 과제가 촘촘하게 실행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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