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 ‘7대 우주강국궤도에 진입했다.

지난 25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3차 발사 성공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이 발사체에는 처음으로 실용위성을 탑재됐고, 누리호는 이들 위성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켰다.

우주 항공 분야는 한 나라의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와도 같다. 그만큼 정교한 첨단 산업이 여기에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 성공한 2차 발사가 우주로 사람이나 위성 등을 실어나르는 발사체를 위한 시험발사였다면, 이번 3차 발사는 발사체에 위성을 실제로 실어나르는 실전발사라 할 수 있다. ‘실용화된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 우주강국으로 우뚝서게 된 것이다.

특히 3차 발사에서 누리호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군집 위성인 도요샛 큐브위성 4기를 비롯해 민간업체들이 제작한 8기의 실용위성을 탑재한 점이 주목된다. 현재 부탑재위성인 도요샛(SNIPE) 위성 3다솔과 민간기업 져스텍의 위성 ‘JAC’의 신호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게 성공이다.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자체 발사체에 자체 실용위성을 쏘아 올린 7번째 나라가 됐다.

누리호는 앞으로 2027년까지 세 차례 더 우주로 날아오를 예정이다. 2025년과 2026, 그리고 2027년 각각 발사 계획이 있다.

이번 발사 성공이 갖는 더 큰 의미는 이것이 끝이 아닌 우주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 있다.

한국은 국가 우주산업을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시대로 전환시킨 가운데 올해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을 시작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올해부터 착수했는데, 차세대발사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2032년 달착륙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한 발사체다. 이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213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보다 발사체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대형 위성 발사와 우주 탐사에 활용된다. 누리호가 발사한 위성이 중대형급이었다면, 차세대발사체는 그보다 더 큰 위성을 쏘아올리게 되는 대형 발사체란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발사체의 크기가 클수록 공기 저항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세대발사체의 경우 누리호보다 더 높은 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이야기다.

우주발사체 발사는 수많은 변수와 리스크를 이겨내야 하는 싸움이다.

중국은 20176, 장정 3B호 로켓이 3단 엔진 이상으로 차이나샛(Chanasat) 9A 위성을 목표궤도보다 낮은 궤도에 떨궜다. 인도의 경우 20218, GSLV 로켓의 3단 엔진에 불이 붙지 않아 목표 궤도에 도달하지 못해 발사에 실패했다. 유럽에선 202011,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Vega) 로켓이 상단 엔진 점화 후 이상으로 발사체가 궤도를 이탈하기도 했다. 우주 최강국인 미국과 러시아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었다.

한국 또한 나로호의 여러 실패를 자산으로 축적시켜 성공으로 나아가는 성장판으로 삼았다. 우주개발에서 혁신도 중요하지만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또 이를 위해선 경험과 축적의 과정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이미 경험해온 것이다.

이런 것들을 자양분으로 더 큰 우주의 꿈을 한국이 실현해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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