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6월 21일은 이십사절기 가운데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여름 하(夏)와 이를 지(至)를 써서 이제 여름이 다 왔다는 뜻을 지녔다. 여름은 휴가 등 즐거운 소식도 많지만, 불청객도 함께 찾아온다. 특히 모기는 짜증나는 대상에 자주 비유될 만큼 여름철 대표 군손님이다.

모기는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왕성하다. 이른 더위로 출몰하는 모기를 퇴치하고자 힘쓰고 있다. 더욱이 올해 여름은 이상기온 탓에 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 만큼 많은 모기와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모기는 작은 몸과 달리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옮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70만 명 이상 모기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고 추정했다. 모기 매개 질병은 치쿤구니야열, 뎅기열, 림프사상충증, 리프트밸리열, 황열병, 지카, 말라리아, 일본뇌염, 웨스트나일열병 등 매우 다양하다.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진행해 온 빌게이츠는 모기를‘가장 치명적인 동물’로 꼽기도 했다. 국내는 주로 일본뇌염과 삼일열 말라리아가 모기로 인한 위험한 질병으로 분류된다.

일본뇌염은 백신 접종으로 막을 수 있다. 백신 개발 덕분에 일본뇌염 환자도 급감했다. 백신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 시기에 맞춰 예방 접종을 진행한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 이하 아동과 노년층, 일본뇌염 위험지역 여행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주로 인천, 경기 북부, 강원도 휴전선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이 지역에 거주나 방문 시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모기에 물린 뒤 발열, 호한 등이 발생할 경우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한다.

다만, 하루건너 열이 나는 패턴을 주로 보이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발열이 계속되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덜하다고 알려져 있다.

모기는 1m 앞 정도의 가까운 사물만 본다. 대신 매우 발달한 후각을 자랑한다. 최대 50m 밖에서 나는 땀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모기의 촉수는 호흡 시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모기는 이산화탄소, 습도, 열, 냄새 등을 통해 공격 대상을 탐색한다. 보통 숨을 더 크게 쉬거나 어린이, 임산부, 비만인 등 신체대사의 양이 많은 사람이 모기에게 공격당할 가능성이 크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몸을 자주 씻어 암모니아, 땀, 발 냄새 등을 없애는 것이 좋다. 선풍기 바람도 사람의 이산화탄소를 날려 보내 모기의 방향 감각에 혼란을 줘 모기퇴치에 도움을 준다. 밤에 외출할 때는 긴 소매 상의와 바지를 착용하거나 손, 눈, 코, 입, 상처 부위를 제외한 노출된 피부에 모기 기피제를 바른다.

가급적 몸과 실내 온도는 낮춘 뒤 침대에는 모기장을 설치한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는 야행성인 모기의 활동이 적은 시간대를 이용한다. 모기의 입이 비뚤어지는 처서는 아직도 멀었다. 모기를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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