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평] 김윤희 수필가·전 진천군의원

6월의 산빛이 싱그럽다. 대학생의 풋풋함을 담뿍 머금은 남산골 자락에 걸터앉은 우석대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黃金百萬兩이 不如一敎子' 황금 일만 냥이 자식 하나 가르침만 못하다는 문구가 제일 먼저 반긴다. 교양과목 중의 하나인 '진천학의 이해' 종강 발표회가 있는 날이다. 강의에 직접 참여했던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못 기대가 크다. 설레는 마음으로 동참했다.

올 한 학기 동안 진행된 과목 '진천학의 이해'는 진천의 역사와 문화 및 지역사회에 대한 소개로부터 시작해 모두 15주 차로 이뤄졌다. 지역문화를 중심으로 잠재된 자원, 진천 역사문화의 특성과 인물, 예술, 주요 관광지 및 산업단지 등 이론과 현장 답사를 병행했다.

담당 교수는 물론이고 지역의 관련 전문가가 초빙돼 수업을 진행해 가는 방식이다. 대학교와 지역민이 함께 하는 데 의미가 크다고 본다. 대학교 교육은 더 이상 학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이 함께 육성·발전시켜가야 할 일이다. 이는 초·중·고등학교에도 적용되는 문제다. 이미 많은 학교에서 지역 교육공동체를 활용해 마을 교사가 학교에 투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석대 또한 지난해부터 진천학을 개설해 지역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도를 높여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라서 얼마나 관심 있게 들을까. 염려했던 것보다 호응도가 높아 대견하고 고마운 마음이 컸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듯이 단순한 것 같지만 현장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었음을 느낀다. 종강 발표회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의 수업이 헛것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학생들이 발표한 ppt 자료에 의하면 김유신 탄생지를 비롯해 보탑사, 농다리, 진천선수촌, 종박물관과 조명희 문학관 등 현장 답사에 대한 부분과 함께 '진천의 관광산업의 활성화 방안'·'우리 조가 생각한 진천' 등 머리를 맞댄 흔적이 역력했다.

건축학과 그룹의 경우 글로벌한 진천을 제안한다. 글로벌 타운 조성, 브랜드 아파트군 축조, 초고층 건축물 건립 등 브랜드에 가치를 둔 제안에 대해 경제적 현실성을 따져 묻는 잠깐의 토론도 인상적이었다.

상담심리학과·군사안보학과·소방행정학과 그룹은 좋은 자원을 가졌지만 홍보 부족, 청소년들의 놀거리와 문화시설 부족, 쇼핑 시설의 부족, 교통 불편을 들었다. 우리 지역에서 숙제로 안고 있던 부분이 학생들의 입에서도 나온 것을 보면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된다.

이렇듯 대학교도 이제 지자체와 동반 상생해가야 한다. 지역 산업 구조에 맞는 학과 개설은 물론 지역과 연계한 산학 협력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혹자는 지방 대학의 위기 탈출을 '글로컬 대학' 육성에 있다고 했다. 글로컬 대학이란 global(세계)과 local(지역)이 합쳐진 말이다.

진천의 우석대도 글로컬 대학으로 우뚝 성장해 생기 넘치는 글로벌 진천을 만들어가는데 한 축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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