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이제 곧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온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시원한 물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갖고 있다. 여름은 계곡, 하천, 해수욕장 등에서 수상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계절이다. 오죽하면 점괘에 자주 등장하는 말도 ‘여름에 물 조심해라’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유명한 곳의 물이 있는 곳은 안전요원을 배치한다. 그러나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곳은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아 위험하다. 지난 주말 동안 강원도에서만 20명이 넘게 구조됐다. 제주도 해수욕장에서는 익사 사고도 발생했다.

통계청에서 2009년부터 해마다 발표하는‘사망원인통계(2022년 기준)’자료를 보면 익사는 비의도적 사망사고 가운데 교통사고, 추락사고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익사 사고는 60% 이상이 6월에서 8월 사이에 집중될 만큼 대부분 여름철에 일어난다.

익사 사고 통계에서 사망원인은 눈여겨봐야 한다. 47.4%가 안전 수칙 불이행으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모든 사고는‘안전불감증’에서 시작된다. 안전을 무시할 때 웃음은 울음으로 바뀐다.

특히 물속은 예측하기 어려운 많은 변수를 지녔기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계곡의 수심과 유속은 일정하지 않다. 한 발자국 걸어 들어갔을 뿐인데 발이 닿지 않는 깊은 수심을 만날 수도 있다. 겉보기에 잔잔해도 물속에서 와류(소용돌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바닷가는‘이안류’가 위험하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밀려오다 갑자기 먼 바다 쪽으로 매우 빠르게 빠져나가는 역류성 해류를 말한다. 바다로 나가는 물살이 초속 2~3m로 매우 빨라 사람이 이안류에 휩쓸릴 경우 먼 바다로 순식간에 떠밀려간다.

물놀이를 즐길 때는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 뒤 반드시 안전 장비를 착용한다. 계곡이나 하천은 수심이 깊고, 물살이 강한 곳이 많다.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한 뒤 낮은 수심을 확인할 수 있는 정해진 곳에서만 물놀이를 즐긴다. 수위가 허리보다 높아지면 물살을 이겨내기 어렵다.

바닷가에서 이안류에 휩쓸릴 경우 당황하지 말고 물 흐르는 방향의 가로 45도 각도로 수영해 이안류 파도에서 멀리 벗어나야 한다. 튜브 등을 탄 상태라면 수면에서 균형을 잃지 않게 떠 있는 상태에서 침착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편이 더 안전하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공하는‘이안류지수’확인도 필요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무작정 뛰어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 119에 신고한 뒤 튜브 등 물에 뜨는 물건을 던지는 방법으로 구조를 시도한다. 거듭 말해왔지만 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다. 개인은 안전 규칙을 철저히 지키고, 정부는 안전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여 촘촘한 안전망을 구성해야 한다. 여름철은 많은 안전 인력이 필요한 만큼 전문교육을 이수한‘전문경비원’배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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