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 시절을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칭하고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집단으로 매도한 것을 두고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김한규 문정복 민형배 박상혁 박영순 신정훈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용선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한준호 의원 등 총 21명이 참석했다.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임 정부를 ' 반국가세력 ' 이라고 주장했다"며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다, 사석도 아니고 공적인 축사를 통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국회의 제1당이 반국가 세력이면 대한민국 국회도 반국가 세력이 접수했다는 말이냐?"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 반국가세력 ' 이라면 ,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48% 의 국민도 윤 대통령에게는 ' 반국가 세력 ' 인 것이냐?"라고 거듭 반문했다.

의원들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의 답해야 한다면서 "답하지 않는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부로 스스로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입니다 . 극우 보수만의 대통령으로 남은 4 년을 끌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종전선언이 유엔사 해체를 위한 합창" 이라는 주장도 비상식적이라며 "종전선언은 우리의 평화를 확실하게 유지하기 위한 여러 노력 중 하나다. 종전선언이 아니면, 70 년째 휴전 상태인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는지 그 길을 내놓아 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북한이 좋든 싫든, 평화는 북한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한반도의 평화는 더 위태로워졌다. '반국가 세력의 선동' 운운한다고 해서 본인들의 실정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먼서 이들은 "오늘 이 자리에 선 저희는 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이 차라리 대통령 본인의 신념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일부 몰지각한 참모들의 비뚤어진 인식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온 '실수' 라면 오히려 바로잡을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해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참모들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하고,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할 수 없다"면서 "남은 4 년 동안 내내 대한민국 국민을 적군과 아군으로 나누고, 극우 보수만을 위한 대통령으로 일하겠다면, 4년 후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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