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아침에] 김영애 수필가

오래전 2011년도 본보 지면에 '아름다운 그녀'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했었다. 그 당시 내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그 어떤 미스코리아보다도 미소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었다.

그랬던 그녀가 며칠 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언론과 TV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동안 더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수줍게 그렇지만 당당하게 웃고 있었다. 세계를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하던 장미란 역도선수가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문화체육 관광부의 제2차관으로 발탁이 되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전히 그녀는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였다. 어느덧 서른아홉의 나이가 된 그녀는 우람했던 체구는 간데없이 샤프한 교수님이 되어서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었다. 그녀가 2004년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따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줬으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13년도에 정식으로 은퇴를 하고 박사과정을 이수한 후 체육학과 교수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런던 올림픽에서 끝내 들어 올리지 못하고 바벨을 내려놓던 그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다면서 미소를 지으며 바벨에 입을 맞추던 그 모습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있었다. 금메달만큼이나 값진 동메달로 국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또래의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려고 금식을 하고 성형수술로 미모를 가꾸고 있을 때 그녀는 체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으며 자기 자신과의 혹독한 레이스에 담금질을 했을 터였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여자 역도가 주목받기까지 혼자서 바벨을 들어 올리면서 흘렸을 땀의 결과였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었던 그녀의 미소를 보면서 한껏 멋을 부리고 이뻐지고 싶었을 스무 살 여성의 고독한 시간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었다. 미인 대회 여성들의 화려한 아름다움보다 바벨을 번쩍 들어 올리던 그 순간 그녀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여성이었다. 

그녀의 요직 인선에 사람들은 환영과 박수를 보낸다. 체육계에서 보여준 폭넓은 경험과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진다. 운동을 하면서 보여준 그녀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투지와 끈기를 바탕으로 문화체육 관광부의 2차관 역할에 대해서도 훌륭하게 수행할 거라는 기대감이 높다. 반면에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정치는 안 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들이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주장을 편다. 이참에 TV에 얼굴 한번 나가게 하고 싶은 속셈인 듯하다. 마치 문체부 2차관 하나 인선으로 나라가 어찌되기라도 할 것처럼 목청을 높인다. 나라를 위해서 땀을 흘려본 적도 희생과 봉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나라 걱정은 제일 많이 하는 모양새다.

어느 분야이든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알고 하는 일과 모르고 하는 일은 결과를 다르게 만든다. 탁상행정은 탁상공론의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데 인사가 망사가 되는 일을 자주 접하게 된다. 꼭 필요한 사람보다 학연지연에 따르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 신세 진 사람이나 나를 위해 애쓴 사람들을 데려왔을 때 인사는 망사가 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진정한 인재는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모셔오는 거라고 했다. 오직 한길을 걸어온 서른아홉의 그녀에게 신세 진 일도 없을 것이며 잘 보일 일도 없었을 거였다. 또한 자리를 탐하며 읍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아름다운 그녀의 새로운 여정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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