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2023학년도 수능부터 한국사의 출제비중과 수능영역이 변경되었다. 수능 역사 20문항 중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반영비중이 ‘50:50에서 25:75’로 변경되었다. 수능영역에서는 ‘선택에서 필수’로 변경되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개정 교육과정이 첫 도입되는 2023학년도 수능부터다. 2017년 8월 10일 개정(김상곤교육부장관)하여 6년간 개정유예기간을 둔후 2023학년도 수능부터 역사 20문항 중 5문항 전근대사, 15문항 근현대사로된 것이다.

근대사 기점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인한 개항된 시기를 분수령으로 잡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올해 2024학년도 수능부터는 2023학년도 수능처럼 근현대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한국사 공부가 더욱 필요시 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몇 가지 조심스럽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수능 출제비중을 종전 50:50에서 25:75로 변경한 것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은 감이 든다. 균형감이 깨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점을 앞으로 심층 있게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기하고 싶다. 근현대사는 이념적 편향이 깊어 자칫하면 국민감정을 양편으로 갈라놓는 편법이 될 수 있다. 한 정권의 균형 있는 평가가 아니라 일부를 강조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 수능영역을 종전과 다르게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한 것에 대하여는 2017년 개정 당시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간과하지 않았나 싶다. 국사교육을 중요시하기 위해서 선택과목에서 필수과목으로 한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고 본다. 다만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변경하여 변별력이 떨어지게 한 것은 문제점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사를 2017학년도 수능부터 '과목영역화'하여 필수로 응시하게 개정했다. 이 결과가 2023학년도 수능에서부터 적용된 것이다. 이로써 한국사 영역을 응시하지 않는 학생은 수능 전 과목 성적이 무효처리가 되며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게 큰 변화라 하겠다. 이는 2017년 개정교육과정이 그동안 유예기간을 경과하여 2023년에 반영토록 한 결과라고 본다.

이에 대해 찬반론이 대두되고 있다. 역사교육이 이념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이게 바람직한 일인지 아닌지는 잘 판단해야 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너무도 상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이념적인 문제를 심화시킬 때 국민 분열이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참으로 갑갑한 실정이다.

문제 난이도면에서 볼 때 필수과목, 절대평가 과목이 된 이후 이전과 비교해서 매우 쉽게 출제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기본'(4~6급)보다 쉬운, 대충 공부해도 대부분의 문제의 정답 선지가 1~2개로 좁혀지는 수준이다. 이러한 기조 탓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하루 전에 잠깐 훑어보고 시험장에 가는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모든 수험생이 한국사를 필수로 응시하다 보니 응시 인원 자체는 늘었지만 필수 한국사 영역의 문제가 쉽게 출제되고 있으므로 변별력을 잃은 상태다. 그 결과 학교 수업의 중요도는 높아졌으나 순응기능은 없어진 상태다. 하나는 얻고 하나는 잃은 결과를 초래했다. 이의 시정과 보완을 촉구한다.

북한 측의 전근대사 왜곡과 우리 측의 전근대사 분야 취약은 통일역사 교육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우리 측에서나마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를 균형있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수능 20문제 출제비중인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반영비중이 50:50으로 환원토록 재검토를 촉구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