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시론] - 신길수 경제학박사·인문학세상 대표

우리는 흔히 어떤 일이 발생하고 나면 많은 논란에 이어 책임론을 이야기하곤 한다. 담당 부서장과 책임자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인사성 문책을 하려고 든다. 과연 그것만이 능사일까. 수없이 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사후약방문의 처방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재난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커다란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세상이 떠들썩하다. 조금만 더 일찍 조치를 취했더라면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나 자신이 그 순간을 피해가기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사고방식으로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를 입힐 뿐이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지난 시간도 소중하다. 무엇보다 책임감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과연 책임감은 누가 지녀야 하며 누구를 위한 책임감인가. 공직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책임감을 지니는 강한 정신력을 가져야만 한다.

모든 조직에서는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강한 책임감을 지닌 구성원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제도적인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재난안전 관련 부서가 기피부서가 아닌 전문성을 겸비한 선호부서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의 안전을 중시여기고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하여 소중한 아이디어와 함께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미리 준비하면 예방할 수 있는 최선책을 발굴하고 이를 시행하여 국민안전지대를 만들어가야만 한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이대로는 절대적으로 아닌 것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거나 안일했던 부분을 철저히 점검하고 파악하여 제대로 된 안전 국가를 만들어야만 한다. 누구를 질책하고 처벌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닌 것이다.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제는 더 이상 재난사고가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 재난사고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 앞으로는 더 이상의 아픔과 고통이 없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한두 번은 실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습관이 되거나 타성에 젖게 되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다. 똑같은 일을 몇 번씩 되풀이해서 실수한다는 것은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이며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일에는 정치적으로도 여야가 따로 없다. 서로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돌리려 하지 말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무엇보다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거리에 붙어 있는 현수막 문구로 인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서로 시기하고 반목하고 비난하는 세상이 아닌 칭찬하는 문화,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 국민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국가를 만들어 가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

심각할 정도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갈등이 깊어진다면 우리에게 희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짧은 시간에 해결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재난사고로 인해 힘들어하는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한 두달만이라도 분열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협력의 시간을 만들어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국민 모두가 화합하고 격려하는 세상이 희망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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