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158개국 4만5천여 명이 참여하는 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때문에 가슴이 조였다. 대회 12일 동안이 우리 국민 모두에겐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에서 주최하는 대회다. 그러기에 세계 각국에서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세계뉴스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네거티브 뉴스가 나올 때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회장소, 사전준비, 폭염과 태풍, 숙소변경 등 악조건 속에서 잼버리는 막을 내렸다. 이에 관해 보는 시각에 따라 견해차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의 문제 해결력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는데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대회기간 동안 위기에 직면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야가 정략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외국인들에게 여과 없이 노정되기도 했다.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이와 같은 모습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강조하고 싶다.

잼버리(jamboree)는 만 14세에서 17세까지의 전 세계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인 보이 걸 스카우트의 야영 대회다. 전 세계 회원국 5만여 명 이상의 청소년 및 지도자들이 참가하여 인종, 종교, 이념,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문화교류 및 우애를 다지는 세계 최고의 청소년 국제 행사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매 4년마다 스카우트 회원국을 돌며 개최된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유래는 북미 인디언의 ‘즐거운 놀이’, ‘유쾌한 잔치’라는 뜻을 지닌 시바아리(shivaree)란 말이 전음화돼 비롯되었다.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베이든포우엘 경이 1920년 영국 런던의 올림피아에서 열린 제1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직접 이 대회에 잼버리라는 이름을 명명했다. 비정치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순순한 면이 돋보이는 대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기에 동 대회는 의미 있는 세계대회라고 말하고 있다.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게 극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대회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제17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세계는 하나(Many Lands, One World)’ 라는 주제로 135개국 19,083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그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격이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는데 분노가 치민다. 2017년 대회가 확정되어 6년 동안의 준비 기간이 충분했는데도 이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재발방지를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의 4년 9개월과 윤석열 정부의 1년 3개월 동안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중앙정부와 개최지 지방자치단체·기초자단체의 책임소재가 분명해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악조건인 새만금을 어떤 연유에서 개최장소로 선정했는지도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조직이 열악한 여가부로 청소년업무가 이관된 것도 심층 있게 짚어봐야 한다. 청소년 관련성이 깊은 교육부의 청소년업무를 총리실에서 가져갔다. 이 청소년 업무를 재조정하면서 원초인 교육부로 되돌려 줘야지 어떤 연유로 여가부로 이관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학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청소년업무를 교육부로 다시 환원시켜야 한다고 촉구다.

국제대회를 개최함에 있어 실수가 재발되지 않도록 거듭 촉구한다. 여가부와 전북도청, 무안군청, 새만금개발청,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역할과 기능, 책임소재와 국민 혈세인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밝히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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