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주의 작은 도시에서 주인이자 친구인 '린다'와 안락한 삶을 살고 있는 희귀종 마코 앵무새 '블루'.

블루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단 한 마리의 암컷 마코 앵무새가 존재한다는 얘길 듣고 종족 보존을 위해 암컷 앵무새가 있는 브라질의 도시 리오 데 자네이로로 떠난다.

애완용으로 길러져 날지 못하는 블루는 그곳에서 터프하고 용감한 암컷 마코 앵무새 '쥬엘'을 만나지만 이들을 팔아넘기려는 밀매꾼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갖은 모험을 겪는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로 히트를 쳤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가 만든 애니메이션 '리오'는 꽤 괜찮은 아이디어와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3d 애니메이션으로서는 많은 한계를 노출한다.

캐릭터의 움직임에서 계속 잔상이 남아 흔들리는 떨림 현상이 이어져 몰입을 어렵게 한다. 3d 안경을 끼고 스크린을 보는 96분 동안 눈이 느끼는 피로감은 다른 3d 영화들에 비해 훨씬 더 심하다. 디지털 3d와 함께 2d로도 개봉되는 만큼, 2d로 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메인 캐릭터인 파란 앵무새 한 쌍을 비롯해 다른 여러 새들의 매끄러운 깃털 표현은 '아이스 에이지'의 제작진답게 섬세한 질감과 화려한 색채를 자랑한다.

그러나 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리오와 쥬엘의 캐릭터가 별 개성 없이 밋밋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시에서 자라 똑똑하고 깔끔한 새 '블루'는 '쿵푸팬더'의 '포'나 '슈렉'처럼 재미있게 망가지지도 않고 그나마 있을 법한 까칠한 매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 블루와 쥬엘은 어차피 이어질 것이 뻔한 한 쌍이므로 중간에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라도 치열하게 연출해야 긴장감이 유지될 텐데, 둘 사이의 대화는 너무 평범하고 초반에 좀 다투다가 일찌감치 화해가 이뤄져 극의 전개에 힘이 빠진다. 국내 더빙판에서 이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송중기와 박보영의 연기도 계속해서 캐릭터와 겉돈다.
오히려 악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을 보여주는 앵무새 '나이젤'이나 블루의 모험을 도와주는 못생긴 불독 '루이즈'의 캐릭터가 더 인상적이다.
게다가 이 애니메이션이 날 수 있는 동물인 새들을 주요 캐릭터로 등장시킨 만큼, 활공 장면 등을 자유롭고 박진감 넘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점을 기본적으로 지녔음에도 기대에는 못 미친다.

블루와 쥬엘이 밀매꾼들로부터 탈출할 때의 공중 추격신과 마지막 부분의 활강신을 제외하면 특별히 인상적인 장면이 별로 없다.

반면,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이 자신의 고향인 리오 데 자네이로에 대한 애정을 담아 그려놓은 정글과 해변, 슈거로프 산 등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도시의 판자촌, 골목 구석구석의 생생한 모습은 이 영화의 큰 볼거리다.

브라질 음악계의 대부인 세르지오 멘데스가 제작을 맡은 음악도 훌륭하다.

7월 28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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