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이야기] 동중영 정치학박사·한국경비협회 중앙회장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국 곳곳이 벌초로 분주하다. 벌초는 무덤 풀을 베어 정리하는 것으로 한식 하는 봄 벌초와 추석 무렵에 하는 가을 벌초를 말한다. 가을 벌초 철에는 각종 안전사고가 빈번한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좋은 마음으로 조상을 찾은 자리가 잠깐의 부주의 때문에 비극적인 순간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예초기 부상은 벌초 철에 가장 자주 발생하는 사고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예초기 관련 안전사고는 총 219건에 이른다. 주로 추석 전인 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사고 건수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예초기 사고는 77건으로 전년 40건 대비 82.5%나 훌쩍 뛰었다.

예초기는 날카로운 날을 빠르게 회전시키는 장비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큰 사고로 이어진다. 예초기를 사용한 벌초 작업 전에는 먼저 무덤을 중심으로 벌집과 뱀 등 독충이 있는지 무덤의 주변 환경을 살펴야 한다. 예초기 작업에 자장을 주는 돌, 나뭇가지 등 각종 이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작업자는 안면 보호구, 보안경, 장갑, 무릎 및 정강이 보호대, 작업화 등 안전 장비와 몸을 보호 하는 옷을 반드시 착용한다. 예초기 작업 반경 약 15m 안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예초기 관리도 필요하다. 예초기 보호 덮개 장착, 칼날과 부착 상태 확인, 작업봉 결합 여부, 배터리 상태 및 안전 등을 꼭 점검한다. 예초기를 가끔 사용하거나 사용 경험이 없는 초보자는 예초기에 안전 날을 장착해 작업하는 쪽이 좋다.

작업 중 눈에 들어간 이물질은 손으로 비비지 않는다. 예초기 사고로 출혈이 심할 경우 물이나 생리식염수로 다친 부위 이물질을 제거한 뒤 깨끗한 수건이나 천을 사용해 강하게 압박한다.

벌에 쏘이는 사고도 벌초 계절에 많이 발생한다. 벌은 후각이 예민해 강한 향에 자극을 받는다. 향이 강한 화장품이나 향수 등은 삼간다. 벌의 공격성을 높이는 어두운색보단 밝은 색을 옷을 입는다. 벌집을 발견하거나 벌에게 공격받을 경우 벌을 쫓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말벌 독은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벌 쏘임 사고 사망자의 79%가 1시간 이내에 사망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사전에 주변을 점검한 후 벌초 작업을 하는 것이 반드시 우선 되어야 한다. 벌에 쏘였거나 뱀에 물렸을 경우에는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기치 않은 벌초 사고에 대비한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한다. 벌초는 대부분 산속에서 일어나는 만큼 GPS를 이용한 ‘119신고’앱이 유용하다. 무엇보다 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 음주 등을 피하고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키면서 벌초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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