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당시, 포털 '다음(daum)'에서 응원클릭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3일 "여론 왜곡에 대한 국민적 우려, 타당성 있다"는 입장을 내놓자 카카오측이 4일 해당 사건을 경찰에 수사의뢰 하겠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지난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중국의 8강전 경기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클릭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팀을 클릭응원 숫자가 한국팀을 응원한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이상 현상이 발생한데 대해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측은 4일 한중 8강전에서 중국응원 클릭이 비상식적으로 과다하게 발생한 사실을 전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카카오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한중 8강전에서 클릭 응원이 약 3130만건이 있었으며, 한국 클릭 응원이 6.8%(211만 건), 중국 클릭 응원이 93.2%(2919만 건)으로 집계됐다. 

클릭 응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된 IP 5591개 중 국내 IP 비중은 95%(5318개)로 일반적인 수준이었으나, 확인된 IP가 만들어낸 총 클릭 응원 수 2294만건 중 해외 IP 비중은 86.9%(1993만 건)이었다. 

카카오 측은 "한중 8강전 클릭 응원 수의 이상 현상은 이용자가 적은 심야 시간 대 2개 IP가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만들어낸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중대한 업무방해 행위로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카카오 다음에서 한중 8강전 응원클릭 조작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와 관련해 4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포털 다음(daum)의 중국축구 응원 클릭 조작 의혹이 기우가 아닌 사실로 드러났다. 매크로를 이용하였고, VPN으로 우회 접속하는 방법을 통해 '응원 클릭'을 조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카카오가 10월 3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1일 아시안게임 한국-중국 8강전 응원에 5592명(IP기준)이 실제로 참여하였는데, 클릭응원은 말도 안 되게 3130만 8549건이 달렸다"며 "그런데 한국 응원은 약 6.8%로 211만 3190건이었던 반면, 중국은 약 93.2%로 2919만 5359건으로 클릭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숫자로만 봐도 조작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경기 당일 10월 1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클릭 응원은 약 560만 건 수준이었고, 당시에는 한국 IP가 약 99%로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상시 다음스포츠 IP비중이 한국 99.6%, 일본 0.1%, 미국 0.1%, 기타 0.2% 이었으니 이때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수준이었다. 

박 의원은 "(한국 포털 사이트) '다음'은 중국으로부터 2019년부터 접속이 차단돼있는 상태이므로 한국 이용자들이 정상적으로 클릭 응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 이후 심야 시간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한 비정상적인 접속이 확인되었으며, 당시 클릭 응원이 2107만 건(약 70%)으로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인입된 IP의 상위 1위는 '네덜란드'로 밝혀졌고, 2위는 '일본', '한국'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유입된 IP는 VPN을 이용한 특정세력들의 조작이기 때문에 명명백백히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응원 클릭 수 조작 사건과 관련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인 3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여론이 왜곡되는 상황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 우려에 타당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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